“영혼을 위로하고 힘이 되어 주는 것이 나의 일”

  • 등록 2007.02.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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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목회자로 변신한 중견배우 임동진
용인시 기흥구에 교회 개척하고 목회 활동
연기자 생활 하면서 선교와 전도에 주력…
소극장식 예배당 청소년 위한 문화공간으로

   
 
# 병마와 싸운 후 신학공부
중후하고 인자한 분위기, 울림이 있는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는 배우 임동진.
얼마전까지 우리는 KBS 사극 ‘대조영’에서 고구려의 대장군 양만춘을 열연하는 그를 만나볼 수 있었다.

죽음으로라도 고구려를 지키고자 했던 강직하고 올곧은 성격의 양만춘 장군을 연기한 그에게 ‘포스 임동진’’임동진 어록’이란 말이 생겨날 만큼 시청자들이 열광한 이유는 아마 양만춘의 모습이 실제의 그와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968년 TBC 탤런트 8기로 입사한 그는 40여년의 세월을 오로지 TV브라운관과 연극 무대에서 불살랐다.
그런 그가 2002년 여름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죽음을 대면한 이후 새로운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평소 배우라는 타이틀과 함께 독실한 기독교 신자를 대표하면서, 장로 임동진으로도 잘 알려진 그가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것.

그는 “내가 기독교 신자이면서도 목사님들이 ‘자신은 목사가 되지 않으려 했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이리치고 저리쳐 결국 목사가 됐다’는 간증을 매우 싫어했다”며 “그러나 내가 여러번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하다 죽음앞에서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인정하게 되면서 나도 같은 간증을 하게 됐다”고 웃음 짓는다.

“병중에서 깨어나 신앙인으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는 임 목사는 “유일하게 영혼이 있는 인간을 위해 내가 힘이 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위로하고 힘이 되주는 것이겠다고 깨달아 신학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 카페같고 소극장 같은 교회
2003년 그는 루터교단의 신학대학원에서 신학공부를 시작하면서 전도사 생활을 함께 했고 졸업이후 목사고시를 통과하며 준목사로 지난해 5월 가정교회 사역을 시작했다.

그러나 가정집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민원으로 3개월전 인근에 있는 식당건물을 교회로 리모델링 해 ‘열린문 교회’를 개척했다.

기흥구 고매동 413-17번지에 2층 건물로 아름답게 지어진 이 건물은 아담한 카페와도 같고 작은 소극장 같기도 하다.

임 목사는 “교회를 세우면서 신수비(교역자의 사례비)는 절대 받지 않겠다고 하나님과 서원했다”며 “내가 속한 교단이 겸직을 허락하는 만큼 연기생활과 병행하면서 오로지 전도와 선교를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자신의 목회계획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회는 10인이 모이면 1명을 돕고 20인이 모이면 2명을 돕는 식으로 남을 돕는일에 중심을 둬야 한다”며 “진정한 부흥은 숫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십자가에 중심을 두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경남도가 고향인 그는 전쟁을 겪고 아버지와 헤어진 후 어머니의 죽음으로 어린나이에 가장이 돼야만 했던 불우한 어린시절을 겪으면서 알지못하는 사이 조금은 모질고 격한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를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던 아내의 인도로 교회에 발을 들여놓은 임 목사는 “평신도에서부터 집사, 장로를 거쳐 목사가 되고보니 신앙생활은 매일 거듭나는 것이란 깨달음을 얻게 됐다”며 “번데기가 어느순간 나비가 되듯이 우리들도 매일 새로와지고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때 하나님이 바라시는 모습이 되는 것 같다”고 올바른 크리스천의 모습을 제시했다.

이어 “나처럼 자수성가 한 남자나 유년기가 불운했던 남자를 배우자로 생각하고 있다면 잘 생각하보라(웃음)”고 자뭇 진지하게 말하며 “그들을 나의 남편이나 배우자로 선택했다면 더욱 기도하고 사랑하고 인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
임 목사는 “연기자로 목사로 극단 ‘예맥’의 책임자로 하는 일이 많다보니 육신의 어려움이 많은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대신 영적으로는 항상 건강하고 활발하다”고 환하게 웃어보인다.
기자가 찾아간 날도 임 목사는 감기가 심하게 걸려 입술이 부르텄지만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웃음과 힘을 불어 넣어주는 목소리는 그대로였다.

잠시 TV 브라운관을 떠나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임 목사는 “현재 아침드라마에 출연해 달라는 섭외를 받고 검토중에 있다”며 “극동방송에도 시 낭송을 위한 출연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 목사는 “소극장식으로 지어진 예배당을 지역의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며 “특수목회자인 만큼 후배양성에 힘쓰고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 지역의 실력있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매일 새벽 5시부터 새벽기도회를 인도하며 자신의 인생을 교회 강단에 내려놓은 배우 임동진. 이제 그가 하는 목회자의 역할은 더이상 연기가 아니다.
사진·김호경 기자
우한아 기자 odnoko@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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