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상의 묘역을 지켜오신 선조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종손으로써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선조님들의 명성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벅찰 정도로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추탄공파 가문은 ‘겸양’을 신조로 삼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추탄공께서는 영의정까지 지내신 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역에 비석을 세우지 말라고 유언하셨습니다. 영의정을 지낸 추탄공의 묘역에 신도비를 세우지 못하고, 묘갈을 세우게 된 배경은 비문의 내용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추탄공의 경우, 품계가 정일품이기에 신도비를 세우는 데 아무런 하자가 없습니다. 추탄공의 유언에 비석 자체를 세우지 말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여러 친지들의 중론 끝에 묘갈을 대신해서 세우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문중 사람들은 여러 선조님들을 추앙하는 숭조정신(崇祖精神)을 종훈(宗訓)의 으뜸으로 삼고 있습니다. 작년에 추탄공의 묘역에 있던 석물을 분실한 적이 있었습니다. 무사히 되찾긴 했지만, 분실한 당시에는 선조님들의 묘 앞에 감히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종손인 제가 선조를 잘 모시지 못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떠하겠습니까. 선조님들의 묘역을 둘러보면서 더 잘 보존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조님들의 명성을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이번에 간행하는 ‘굿피플’ 잡지를 통해 우리 선조님의 명성이 더 알려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