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3.1절은 단순 공휴일인가

  • 등록 2007.03.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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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에 걸린 태극기가 아니면 3.1절인지도 모를 정도다. 수지나 죽전 빽빽한 아파트 숲을 지나며 봐도 태극기가 걸린 집이 몇 안된다.

3.1절을 검색해 보면 「1919년 3월 l일, 한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이다.

정부는 해방 이후 1949년 10월 l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공포함으로서 3.1절을 국경일로 정하고,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은 공휴일로 정하였다.

이날에는 정부에서 기념식을 베풀어 순국선열들을 추모·애도하는 묵념을 올리며, 민족정신을 앙양하는 각종 기념행사를 베푼다.」라고 돼있다. 그런데 본 기자가 용인에 온 지 4년째가 되지만 3.1절을 기념하는 변변한 행사 하나가 없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는 3.1절을 기념해 역사가 담긴 장소에서 3.1절을 재현하는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는데 용인에선 독립을 위한 활동이 전무했을까.

지난 2004년 3월 용인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3.1운동기념 학술대회에서 연구진들은 용인은 1919년 3월 21일 원삼면 좌전고개에서 만세의 횃불이 타 올라 3월부터 5월까지 총13회에 1만 3200여명이 만세 운동에 참가해 35명 사망, 139명 부상, 500여명이 투옥됐다고 밝혔다.

또한 3.1운동 당시 용인의 집성촌은 지역의 여론 주도층이면서 항일세력의 중추를 이루고 있었고 두 곳의 전통시장은 물자와 교통의 중심지로서 3.1운동 전개의 지역적 배경이었다는 설명도 있었다.

이후 연구진들은 “자료에만 의존하는 연구는 아쉽다”며 “현재 남아있는 유적을 보존하고 민·관·학의 공동조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별다른 진척은 없는 듯 하다.

더욱 아쉬운 것은 용인지역에서 3.1운동에 참여했던 이인하, 이은표, 최상근 등 실제 인물의 활동을 극화한 극단 개벽의 ‘좌전고개에 울린 메아리’공연이 최근에는 무대에 올려지지 조차 않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라도 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회가 수지 3·1만세운동기념비 건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는 것이다.

독도문제나 영토 명칭 문제,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 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정작 3.1절에 무관심한 우리 스스로에게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용인에 분명 3.1절은 물론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걸고 자신을 바친 선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추모행사나 기념식 하나 없다는 것에 대해 용인시는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한아 기자 odnoko@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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