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 끊긴 꽃들이 썩어간다

  • 등록 2007.07.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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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농가, “꽃길가꾸기 사업도 지역 농가 외면”
입찰제도로 납품기회 잃어…“직거래 이뤄져야”

   
 
용인시의 꽃길 가꾸기 사업이 3개 구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지역 내 화훼 농가에서는 생산물을 팔지 못해 재배한 꽃을 버리는 등 손해가 이어지고 있다.

3개 구청에서 진행되고 있는 꽃길과 교통섬, 가로화단 조성 등의 사업에 지역 내 화훼농가에서 재배하는 꽃보다 외부 지역에서 들어오는 꽃들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 이에 판매 통로를 확보하지 못한 지역의 화훼 농가에서는 애써 재배한 꽃들을 폐기처분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처인구에서 화훼농가를 운영하는 A 씨는 “이번 여름에 납품할 계획으로 다량의 초화를 준비했지만 납품할 수 없어 모두 버려야 하는 실정”이라며 “원가만 따져도 이번 한 철에 1000만원 정도 손해를 봤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화훼농가 관계자들은 “입찰 제도로 사업자를 선정해 공사를 진행하는 꽃길 가꾸기 사업 등에는 관련법상 생산자가 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며 “생산자를 통한 직거래 판매가 사라지고 선정된 업체가 화훼농가를 선정, 꽃을 사들여 불필요한 돈도 지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공개 입찰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 조경업체의 관계자는 “가격대가 맞지 않거나 제품이 나쁘다면 쓰지 않을 수도 있다”며 “(우리가)공사에 사용한 꽃들은 대부분 용인에서 재배한 것들로 용인에 농원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납품받았다”고 설명했지만 납품받은 농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일부 화훼농가 관계자들은 “지역 내 교통섬과 가로화단 등에 들어간 꽃들은 용인에서 생산하는 꽃과 품종 자체가 다른 것이 많다”며 “용인에 농원을 갖고 있는 분에게 납품받았을지는 몰라도 그분이 그 많은 분량의 꽃을 직접 생산한 생산자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또 다른 화훼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B 씨는 “가격대야 절충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꽃을 확인하지도 않고 제품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공개 입찰로 사업자가 정해진 것인데 제품을 어디에서 납품받는지조차 말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B 씨는 “최대 이윤과 효율성을 위해 생산자와 용인시의 직거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사업비 규모에 따라 입찰이 될 수도 있고 수의계약이 이뤄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면적이 한정된 반면 재배농가는 많아 모든 농가를 수용하기는 어렵고 꽃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업체에 권유할 수는 있어도 강제로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섭 기자 park790425@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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