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코와 스투코(stucco)를 근간으로한 벽화기법에, 석회의 녹는 성질을 이용한 ‘소멸법’을 더한 독특한 제작방식이 더욱 세련되고 깊어진 작품들이 선보인다.
미술평론가 홍경한은 이러한 제작방식을 “희로애락을 고른 컬러로 대신하고 선백(鮮白)으로 다듬어낸다”며 “유독 흰색이 많이 도포되어 있는 배경과 풍경, 그림자도 없고 부피감도 느껴지지 않지만 화석처럼 몇 번을 칠하고 다시 희석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생경하지 않은, 날것에 그치지 않는 풍부한 색의 여백을 제공한다.”고 평했다. 또 “우린 그가 즐겨 사용하는 백색에서 체감되는 소박함과 해화미, 무(無)의 집적을 내재한 순수함과 비움의 미, 그리고 정제성과 담백함, 질박하고 둔후한 맛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며 “우리가 그의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부드러움과 포근함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눈치 빠른 이들은 알아챘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새로 제작된 2m에 가까운 대작들이 출품되며 또 그동안 발표했던 구작중 우수한 작품들도 몇점 전시된다.
전시문의(갤러리 라메르 02-730-5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