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제공초상(보물 제1477호) |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경기도박물관(관장 조유전)은 지난 27일부터 ‘2010년 경기문화 기획전-경기관찰사(京畿觀察使)’ 전시회를 진행중이다. 오늘날 경기도지사에 해당하는 경기관찰사를 주제로 한 대규모 기획전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경기관찰사는 경기도에 파견한 최고 수장(首長)으로서 경기감사(京畿監司) 또는 기백(畿伯)이라고도 불렀다. 경기도는 왕실과 중앙정부가 위치한 수도를 둘러싼 지역이고, 왕실의 능묘와 고관대작들의 분묘가 많았다. 또한 8도 중 가장 큰 도였으며 외교·국방상 중요한 지역이므로 경기관찰사의 임면(任免)에 매우 신중을 기했고, 역대 집권세력이 중시한 자리 중 하나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보물 1596호인 ‘동여비고’를 비롯, ‘경기감영도(보물 제1394호)’, ‘채제공초상(보물 제1477호’, ‘박문수초상(보물 제1189호)’ 등 모두 6점의 보물을 포함해, 약 200여점의 유물 및 관련 자료가 선보인다. 이들 전시품은 경기도박물관의 소장품과 국·공·사립 기관 및 개인 등 15개처로부터 대여한 유물이다. 특히 조선시대 경기감영을 그린 그림으로는 단 1점만 전해지고 있는 ‘경기감영도’와 몇 몇 보물급 유물의 대여에는 많은 정성과 공을 들였다.

전시회는 모두 4개 부분으로 구성됐다.

제1부 ‘경기관찰사에 부임하다’는 조선시대 경기도의 성립과 영역, 관찰사의 임명과 부임 과정을 전시한다.

제2부 ‘경기감영에서 경기도청으로’는 지금의 서울 적십자병원 자리에 위치했던 경기감영과 주변의 모습, 경기 감영의 변천사를 소개한다.

제3부 ‘경기관찰사의 업무’에서는 경기관찰사가 수행하는 ▷수령 등 외관의 고과와 포폄 등 규찰·탄핵 업무 ▷권농·구휼·시취·수세·재정 등의 행정적 기능 ▷형옥과 쟁송을 처결하는 사법적 기능 ▷군사상의 책무 ▷교화·교육 장려의 책무로 구분해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한다.

마지막 제4부 ‘기백열전’에서는 역대 경기관찰사를 지낸 인물들의 초상화, 저서, 예술작품,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 친필 편지글 등을 전시한다. 

‘경기관찰사 특별전’은 5월 23일까지 경기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며, ‘옛 그림 속의 경기감영’을 주제로 한 학술강연회(4월 29일)와 ‘큐레이터와 함께 보는 경기관찰사전(4월 17일/5월 15일)’ 등 참여행사가 열린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전통놀이인 승경도 놀이를 활용한 ‘경기관찰사 되기’와 퍼즐 맞추기 등을 상설 체험할 수 있다.

**경기관찰사
역대 경기관찰사를 역임한 사람들을 보면, 1393년 각각 경기좌도와 경기우도의 안렴사(按廉使)로 장자충(張子忠)과 임구(林球)가 임명됐다. 이들을 시작으로 1908년 마지막 경기관찰사인 김사묵(金思?)까지 총 644명이 관찰사를 역임했다. 이들중에 외적의 침입과 반정에 공을 세운 공신과 정치가로서 이름난 관리들이 많았는데 심대(沈岱), 송언신(宋言愼), 최명길(崔鳴吉), 홍봉한(洪鳳漢), 채제공(蔡濟恭), 김홍집(金弘集), 최익현(崔益鉉) 등은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