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아름다운 선물’ 칼갈이 봉사

  • 등록 2010.05.31 10: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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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기흥구 동백동 안디옥교회(담임목사 고성원)

4년전부터 시작…가정에 아름다운 행복 나눠
37개단지 약 2만여 세대 대상…매주 2개 단지

   
고성원 담임목사
봉사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칼을 갈아주며 주민들과 호흡하는 독특한 활동을 하는 교회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기흥구 중동에 위치한 안디옥교회다. 1996년 수지구 풍덕천동 개척교회로 시작한 안디옥교회는 현재 150여 명 교인수로 크지는 않지만 고성원 담임목사의 노력으로 용인지역아파트 37개단지 약 2만여 세대를 대상으로 칼갈이 봉사를 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칼갈이 봉사는 기흥구청, 수지구청 및 각 행정기관 나눔의 장터 그리고 녹색가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고 담임목사는 “집에는 사랑하는 가족도, 따뜻하고 아늑한 방들도 그리고 식탁위의 맛있는 음식도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행복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며 “이런 행복이 곧 믿음의 출발일 수 있기에 이러한 칼갈이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회는 4년전부터 주방에서 사용하는 식도와 과도를 갈아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동백지구와 그 일대의 아파트 단지에 매주 2개 단지(금 오후, 토 오전)를 찾아가서 정성껏 칼을 갈아준다.

이 봉사를 위해 교회는 장비장착을 위한 1톤 트럭과 스타렉스 각 1대, 칼갈이 기계 5대, 텐트 및 비치파라솔 5세트 등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한 번 봉사를 나서면 9명의 인원이 필요하지만 매주 2회씩 거르지 않고 오히려 차후 더 늘릴 계획이다.

고성원 담임목사는 설립 첫해부터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보내주고, 가난하지만 성적이 좋은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전달하고, 도서관이 없어 곤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작은 도서관을 세워 책을 무료로 빌려주면서 행복을 선물하기도 했던 그때를 회상한다. 그러다 2006년에 동백으로 확장 이전하게 됐다.

   
동백지구는 온통 고층아파트만이 즐비한 곳이다. 이곳의 어디에 어떤 빛을 비추어야 사람들이 행복할까를 고민하던 고목사는 주방의 칼들에 주목하게 되었다. 주방의 칼들을 갈아드리는 게 떠들썩하게 내세우며 자랑할 것은 아니지만, 조용한 가운데서도 작은 행복을 선물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둘러 칼갈이기계와 몇 몇 설비들을 준비해서 봉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푸대접도 받았고 심지어는 잡상인으로 오해받아 쫓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행복을 선물하고자 하는 열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

고 담임목사는 “우리가 칼을 갈아드렸으니 이젠 우리 교회에 나오세요라는 목적으로 봉사를 하지 않았습니다”라며 “교회라면 마땅히 자기 지역을 밝게 비추어야 할 빛의 사명이 있고, 우린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 고 말했다. 그 결과 관리사무소와 부녀회원들이 이해를 하게 되어 요즘은 오히려 반겨준다.

   
이 봉사책임자인 이철우 집사는 “이젠 칼갈이봉사를 위한 설비도 많이 갖추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오직 이 봉사만를 위한 목적으로 몇천만 원을 들여 1톤 트럭을 구입해서 목적에 맞게 개조한 것”이라며 “많은 교인들의 땀과 수고가 있기에 이 봉사를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봉사영역이 확장되어 기흥구청 및 수지구청과 협력하여 매월 1차례 연합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처인구청과 용인시청에서도 6월 중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안디옥교회의 꿈은 소박하지만 확고하다. 교회 근처에 사는 주민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선물하는 것이 그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작지만 아름다운 선물에 멈추지 않고 또다른 행복을 준비 하고 있다.

동백지구뿐 아니라 용인시에 사는 모든 시민들에게도 행복을 선물하는 교회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서정표 기자 기자 zztop@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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