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협회 전무이사, 같고도 다른 길

  • 등록 2011.05.30 20: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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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송전중학교 야구부 주축선수 5명이 마산에 있는 중학교로 전학했다. 용인시야구협회 전무이사를 따라 나선 것이다. 용인시야구협회 전무이사는 송전중학교 야구부를 후원했던 고마운 이였다.

학생들이 용인시 고등학교에 야구부가 없는 관계로 원주, 대구, 마산 등 곳곳으로 야구유학을 떠나야할 형편도 있는 터라 진학을 도와주기 위해 조금 먼저 학생들을 데리고 떠났다고 해서 마냥 비난을 퍼부을 수 있는 일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송전중학교는 올해 열린 경기도협회장기에서 우승을 거둬 대통령배 전국대회 출전권을 획득한 터라 주축선수 5명의 이탈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주장선수, 에이스 투수, 포수 등의 포지션을 맡고 있고 이들이 1, 2, 3, 4번을 치는 주축 타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빠진 가운데서도 안양시장기대회에서 4강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또 다른 전무이사 한 명이 대한민국 프로야구를 책임지는 KBO 총재권한대행에 올랐다. 이용일 씨다. 대한야구협회 전무이사를 지내던 1979년과 1980년에 고교와 대학, 실업을 함께 묶는 통합협회를 이끌어 낸 이가 바로 그다.

이용일 씨는 1960년대 경성고무라는 이름난 회사를 이끌던 경영인이었다. 그가 1957년부터 회사가 있던 군산시 군산초등학교와 중학교 야구부 창립을 지원했다. 1968년에는 군산상고 야구부 창립을 도와 1971년 전국체전 우승을 시작으로 1972년 황금사자기 역전우승 이후 셀 수도 없는 우승과 국가대표 중심선수를 배출한 것은 웬만한 야구인이면 다 아는 얘기다. 유니폼 맞춰주고 배트 사주고 빵 사줬던 것은 물론이다.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후원해 온 그를 사람들이 알아봐서 일까. 프로야구가 창립되던 1982년 KBO 초대사무총장에 발탁된 이후, 무려 9년 동안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계에서 최장수 총장을 지냈다. 이제 그에게 KBO 총재권한대행 직이 맡겨졌다.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지양하고 시대에 맡는 총재를 선임해 내는 임무가 맡겨진 것이다. 그는 말한다.
"새 총재는 야구발전에 전력을 다하는 인사면 된다. 체육계인사든 문화계인사든 야구계인사든 출신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는 야구 후원에 관해 늘 말해 왔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뭘……"

용인시에도 아낌없이 후원하는 인물이 기대된다. 초등학교와 리틀야구가 튼튼해 졌고 중학교가 우승을 일궈낼 정도 실력이 향상된 이 시점에 고등학교 야구부 창립을 도울 후원인이 필요하다. 차제에 멀리 마산까지 야구 유학을 떠나지 않아도 되게끔 상급학교 진학 시 적용되는 "TO제"를 손질할 교육계 인사의 결단도 요구된다.

초록이 싱그러운 봄 날, 같은 직책의 전무이사 두 사람의 다른 길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 것은 욕심일까.

정재헌 팀장 기자 edreamkor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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