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농의 세설] 분수 모르고 날뛰면 누군가 뼈아픈 고통을

  • 등록 2012.10.03 17: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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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 모르고 날뛰면 누군가 뼈아픈 고통을

<사기(史記)> 월왕구천세가(越王勾踐世家)에 범려(范蠡)는 월(越)왕 구천(勾踐)이 오(吳)를 멸한 후 월 왕을 떠나 제나라에 들어가 농사지으며 사는데 제 왕이 알아보고 모시러 오자 야반도주해 도현(陶縣)땅에 숨어 살며 막내아들을 낳은 후 거부(巨富)가 되자 그를 도주공(陶朱公)이라 불렀다.
막내아들 범구(范鳩)가 헌헌장부가 될 즈음 둘째 아들 범함(范陷)이 초나라에서 살인죄로 처형을 기다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도주공은 “살인은 죽어 마땅하나 천금 집안 자식은 저잣거리에서 죽지 않는다.(殺人而死, 職也. 然吾聞千金之子不死於市)”며 돈 걱정 모르는 범구에게 황금 일천(壹千) 일(溢)을 주며 형을 구해 오라 하니 아버지와 뼈골 쑤시게 돈을 번 장남 범둔(范遁)이 그런 일은 큰아들이 해야 한다며 우기니 듣고 있던 아내 종춘(宗春)도 거들자 하는 수 없이 큰 아들에게 초나라 장 선생(莊先生)께 편지와 황금을 아낌없이 주고 지시하는 대로 따르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장 선생은 범둔에게 황금과 편지를 받고는 고향으로 돌아가 기다리라 했다. 그러나 범둔은 돌아가지 않고 유곽에 머물렀다. 장 선생은 초 왕을 만나 사면령을 내리도록 손을 썼고 이런 물밑 작업을 모르는 범둔은 사면령이 내릴 것이라는 소문을 듣자 황금이 아까워 장 선생을 찾아가 황금을 되 찾아왔다. 이를 고약히 여긴 장 선생은 초 왕께 대사령을 내리되 한사람은 본보기로 저자거리에서 사형을 시킴이 옳다고 간하자 초 왕은 옳게 여겨 허락했다. 살수도 있는 도주공의 둘째 아들 범함은 함량미달의 형 범둔 때문에 죽어서 돌아와야 했다. 지금 한반도 강호는 난세다. 천지분간 못하는 어린 아이 마냥 순진하게 말하는 남자 모나리자 안철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서 자유로 울 수 없는 운명의 사나이 문재인. 효녀에서 아버지 무덤에 침을 뱉기 시작한 여걸 측천무 朴 박근혜.
누가 집권하든 살수도 있는 둘째를 죽게 하고, 늙은 아버지 범려의 가슴에 못질한 범둔 처 럼 아둔한 인물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당부하노니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듯이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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