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Together-마북동 교동마을LG자이아파트 경로당

  • 등록 2015.02.09 16: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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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어르신들의 용인사랑 외면받는 역사의 현장 지킴이

Life Together-마북동 교동마을LG자이아파트 경로당

경로당 어르신들의 용인사랑 외면받는 역사의 현장 지킴이

   
▲ 회장 정민섭
2015년 청양의 해가 밝았다. 영하 9도의 날씨에 마북동 교동마을LG자이아파트 경로당 정민섭 회장은 경로당 임원인 진성길 총무와 곽재희 이사를 사무실로 호출했다. 새해 인사와 덕담이 오간 후, 용인이 낳은 애국지사인 이한응 열사에 대해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후손으로 올해 85세인 정민섭 회장은 평소 향토역사에 조예가 깊었기에 용인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했다. 이런 정 회장이 이한응 열사의 묘소를 답사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세 어르신은 결국 처인구 이동면 덕성리 산 70-1 굴암고개 남서쪽에 모셔져 있으며 향토유적 제49호인 이한응 열사 묘로 향했다.

   
▲ 이한응 열사묘
이한응 열사는 1874년(고종 11년) 구한말, 당시 군수인 이경호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재주가 남달라 18세에 영어 공부를 마치고 26세에 영어교관이 됐다. 29세엔 주영 공사 참사관으로 영국 런던에 파견됐고 이어 서리공사가 됐다.

1902년(광무6년)에 영일동맹이 체결되자 우리 공사에 대한 영국의 태도가 불친절해졌고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돼 우리 정부의 외교권을 일본에게 빼앗기면서 부득이 공사관마저 철수하게 됐다.
그 치욕과 망국의 한을 참을 길 없어 이 열사는 귀국을 단념하고 임지에서 음독 자결했다.

이 공사의 비장한 최후가 본국에 알려지자 뒤이어 민영환·조병세 선생도 순국했고 전국 각처에서 분사자가 뒤를 이었다. 이 열사는 을사보호조약 체결 이후 최초의 순국자로 우리 동포에게 민족적 울분과 분노를 폭발케 하는 기폭제가 됐다.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은 빙판길을 달려 이 열사 묘역을 향했지만 추운 날씨 탓인지 행인을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다 민가에도 사람이 눈에 띄지 않아 묘역을 찾는 데 갖은 애를 먹은 이들은 도착한 묘에 참배한 뒤 비문과 열사의 행적을 낱낱이 읽은 후 이구동성으로 “애국지사의 묘역이 이렇게 초라해서야 되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 회장은 “‘민충정공(민영환 열사)’ 묘소와 ‘이준 열사’ 묘소는 사후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데 반해 이한응 열사의 묘역에는 자그마한 비석과 상석이 전부다. 곡담도 너무나 짧게 조성돼 바람막이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아늑함마저 없어 초라하기 그지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진 총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향토 용인이 예부터 훌륭한 애국지사가 많이 난 곳이라는 것을 대개의 사람들은 잘 알고 있으나 유럽 영국 땅에서 1905년 꺼져 가는 고국의 운명 앞에 슬픔과 한을 품고 자결하신 이한응 열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국자결열사 아니냐”며 씁쓸해했다.

   
곽 이사도 “민영환 열사나 이준 열사는 여러 교재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데 반해 이한응 열사의 죽음에 대해서는 생소할 정도”라며 “묘역 관리 또한 허술하고 등한시 해 열사의 묘소를 찾는 이의 안타까움과 비통한 마음마져 가지게 됨에 답답할 뿐”이라고 침통해했다.

이들 세 노인의 간절한 바람은 용인시와 경기도, 국가가 나서서 빠른 시일 내에 이 열사 묘역의 성역화를 이루어 온 국민들이 그를 기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회원 결속을 다지는 의미로 매주 토요일을 담소 또는 정례회의의 날로 정하고 첫 실행에 들어갔다.

쌀쌀한 날씨에도 20여 회원이 참석하는 성과를 보였으며 앞으로 정례화 하고 음식 준비까지 조를 정해서 실행하자는 의견에 모두 동참해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2001년 아파트 입주와 함께 시작한 경로당 모임은 처음부터 입주민들의 본보기였으며 어른으로서의 책임이 따랐다. 지금은 아파트 내에서 가장 따뜻한 정이 흐르는 경로당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정 회장은 “정의와 진리는 인간과 인간관계를 반듯하게 잡아주는 요인”이라며 “정직과 예로 분노를 무디게 하라”고 강조했다.
박기정 기자 기자 pkh45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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