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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이상일 시장 ‘용인 백년대계’ 초석을

 

[용인신문] 우리나라 자치단체 관계자들의 해외연수 단골 프로그램 중 하나가 재개발도시 방문이다. 그 중 대표적인 도시가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서 8km 떨어진 라데팡스(La Défense)다. 라데팡스는 프랑스 대통령 미테랑과 파리 당국 등 자치단체로 구성된 ‘라데팡스 개발위원회’가 1958년부터 30여 년에 걸친 장기 개발구상을 통해 만들어졌다. 1990년 초 공사가 마무리됐고, 기자가 방문했던 2000년 초엔 이미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됐다.

 

미래형 신도시를 표방한 라데팡스는 약 150만㎡(46만 평)의 땅 위에 건설됐다. 50개의 빌딩이 모여 있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는 단연 현대식 개선문 아치로 파리의 도심과 지하철로 직결된다. 35층짜리 사무실 빌딩으로 높이가 110m에 달하고, 건축 자재는 유리와 화강암, 그리고 백색 카라라 대리석이다. 게다가 지름 100m 넓이의 광장에 건축물이 세워진 것도 눈에 띄었다.

 

이 도시에는 첨단업무, 상업, 판매, 주거시설 등이 고층과 고밀도로 들어섰다, 반면 주요 교통망인 고속도로, 지하철, 일반도로는 지하로 배치해 도심 혼잡을 없앴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우리나라 지방자치 연수자들에게 라데팡스가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궁금했다. 현재 우리나라 도시재개발은 구도심을 다 헐어내고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앉히는 게 전부다. 그것도 아니면 정부가 신도시를 지정해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건설하는 토건 사업일 뿐이다.

 

물론 구도심의 경우 도시재개발을 계획했다가 높은 지가와 보상가 때문에 ‘도시재생사업’, 즉 ‘도시 리모델링 사업’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토지주와 건축주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용인시에는 도시재개발사업 시기가 지났거나 도래 중인 곳이 많다. 하지만 이미 지정된 10여 개의 도시재개발구역만 보더라도 한 곳을 빼고는 전부 백지화나 보류상태다. 일부 지역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전환 중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30년이면 재개발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라데팡스는 30년에 걸친 장기 구상을 통해 명실상부한 미래형 도시로 탈바꿈했다. 그렇다고 용인시에 라데팡스를 표방하라고 하진 않겠다. 대신 아주 기초적인 도시계획마저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30년 전부터 거론돼온 노후화된 공공기관 신축 또는 이전이나 주요 공공시설 재배치 문제부터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 이런 장기개발 구상부터 치밀하게 진행해야 용인시의 미래가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취임 초인 이상일 시장은 공약이행 계획이나 거대한 시정 운영 담론 발표도 중요하지만 먼저 용인시 장기 개발구상, 즉 기초적인 공공시설 재배치 문제 등 도시계획 밑그림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임기 4년에 연연해서 하지 말고 30년, 100년 후 미래의 초석을 놓는다는 생각으로 첫 단추를 끼워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