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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헛바퀴만 돈 ‘용인터미널’과 타임머신

 

[용인신문] ‘용인 공용버스터미널’ 이전은 수포가 되었고, 현 위치에 2층으로 신축된다. 2018년 상반기 임기 말이던 정찬민 전 시장은 마평동 공설운동장으로 버스터미널을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처인구민 80% 이상이 시유지인 공설운동장 부지에 민자유치 방식의 터미널 이전을 찬성한다며, 사실상 기정사실로 했다.

 

무엇보다 운동장 부지가 시유지이기에 민자유치로 추진할 경우 예산 절감은 물론 경전철 역과 중앙시장이 가깝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백군기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심지어 운동장 부지 6만 6000㎡(2만여 평)에 공원화를 추진했다. 들끓는 민심을 외면한 백 전 시장은 동부권 터미널 기능 약화를 문제 삼았고, 무엇보다 전 시장이 계획했던 민자 컨소시엄 방식에 불신을 드러냈다. 그리고 4년 후 백 후보의 처인구 득표율은 현 시장인 이상일 후보의 절반에 그쳤다. 처인구 민심을 잘못 읽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터미널 신축공사는 백 전 시장 뜻대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추진된 여러 과정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게 이상일 현 시장과 집행부 판단인 모양이다.

 

용인 서부지역은 경부, 영동, 용서고속도로를 비롯해 분당선 연장선과 GTX 및 3호선 연장 및 경전철 연장(예정), 광역버스 노선 확장 등으로 역세권이 많다. 또한, 이미 복합터미널 역할을 하는 기흥역과 죽전역 등의 환승역도 있고, GTX역과 제 2터미널 신축계획까지 있다.

 

하지만 동부권인 처인구는 여전히 제자리다. 인근 평택시의 경우 인구 60만 명이 채 안 되는 상황에서도 7개의 고속도로가 관통하고, SRT와 KTX 노선까지 있다. 게다가 최근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한 안중공용버스터미널까지 추진 중이다. 이곳엔 문화, 쇼핑, 지역 커뮤니티를 융합한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설 예정이고, 개발은 민·관 합동 방식으로 설립자본금은 50억 원이고, 평택도시공사 10%에 KB증권 컨소시엄이 90%를 출자한다. 컨소시엄은 ‘상업용지 36블록’ 8773㎡(약 2654평) 부지에 연 면적 14만 ㎡(약 4만여 평), 49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축물이 들어선다.

 

평택시는 이를 통해 평택 서부지역 발전의 마중물 역할 뿐만 아니라 상권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용인 동부지역인 처인구민들이 바라는 용인터미널 이전, 신축 효과와도 같다.

 

며칠 전 기자는 용인버스터미널에서 대전복합터미널을 고속버스로 왕복했다. 용인터미널 안엔 선거 전부터 ‘2022 상반기 터미널 신축공사’ 안내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상가들은 이미 다 떠났고, 터미널 안은 화장실 하나와 에어컨만 간신히 나오는 낡은 창고 수준이었다. 불현 듯 처인구민들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용인특례시의 원도심이자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용인터미널에서 화려한 대전복합터미널을 오가면서 느낀 것은 고속버스가 아닌 타임머신을 탄 기분이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