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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고백ㅣ이태수

고백

    이태수

 

미사 때마다 잘못한 이를 용서한다고

 

기도하면서도 지키기 어렵다

 

어렵다기보다 못 지키는 경우가 있다

 

내게 잘 못한 이보다 내가 되레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잘 못 한다고 생각하다가도

 

용서하지 못한 얼굴이 떠오르면

 

마음의 상처가 도지기 일쑤다

 

이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이태수는 1947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1974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그는 주변에 산재해 있는 대상들을 의식의 자력으로 끌어들여 삶과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사유하고 통각하면서 시의 깊은 맛을 돋우어낸다.

「고백」은 카톨릭 신자로서 타인을 쉽게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의 괴로움을 노래한 시다. 나는 그를 용서했다하다가도 그의 얼굴이 떠오르면 마음이 다시 어두워진다면 용서 한 것이 아닌 것을 화자는 수없이 경험한 것이다. 이제는 그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하지만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문학세계사 간 『나를 찾아가다』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