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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문신ㅣ정호승

문신

      정호승

 

새벽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

홀연히 일어나

불을 켜고

창을 열고

날카롭게 바늘을 찔러

이마에 새 한 마리를 문신했다

문신을 끝내자마자 새는

푸드덕

날개를 펼치고 날아갔다

바늘을 입에 물고

나를 데리고

초승달이 뜬

새벽하늘로

 

정호승은 1959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신」은 사모곡이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한 노래인 것이다. 새벽꿈이었을 것이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 불을 켜고 창을 열고 바늘을 찔러 이마에 새 한 마리를 문신했다. 문신을 끝내자마자 새는 바늘을 입에 물고 화자를 데리고 초승달이 뜬 새벽하늘로 날아갔다. 창비 간『슬픔이 택배로 왔다』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