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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곡읍 삼계1리 ‘산신제’ 500여년 맥 잇는다

매년 음력 10월1일 ‘두루봉’ 제단 찾아
축관 김현구 이장, 마을 화합·무탈 빌어

축관이 축문을 독축하는 시간이다. 경건함 마음으로 절을 올리고 있다

 

축문 독축이 끝나고 축관이 소지를 태우고 있다

 

[용인신문] 지난달 25일(음력 10월 1일) 처인구 포곡읍 삼계 1리(이장 김현구) 마을 회관에서는 연례행사인 마을 앞산 두루봉 제단에서의 ‘산신제’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곳 산신제는 500여 년 전통을 지닌 마을 행사로, 두루뭉술 모나지도 둥글지도 않은 산 모양에서 지어진 이름인 동네 앞산 ‘두루봉’에서 이웃 간의 화합과 마을의 무탈을 기원하는 의미로 매년 음력 10월 1일 지내고 있다.

 

원래 두계촌 부락과 도사마을, 단곡마을이 함께 어우러지는 행사였지만 언제부턴가 삼계리가 분리되면서 두루봉 제단을 품은 지금의 삼계 1리(두계촌 부락)가 제사를 맡게 됐다.

 

동네 어르신들이 주축이었기에 젊은이들은 그저 축제로만 알고 즐겼다. 하지만 어느새 그 젊은이들이 주축이 됐고 지금은 삼계 1리 이장이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제사는 살아있는 소를 제단 앞까지 몰고 가서 몰고 간 소를 도살한 뒤 산신께 예를 올리는 형식을 취했다. 약 40여 년 전, 당시만 해도 팍팍한 경제 사정으로 하루하루가 살기 힘들 때였다. 소 한 마리면 한 가정의 살림 밑천이던 때,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산신제를 거른 적이 있었다. 산신제를 거르고 첫해를 보내며 동네에 우환이 찾아 왔다. 사고가 잇달았고 줄초상이 이어졌다. 이듬해에도 거르면서 “아차! 제사를 지내지 않은 탓일까?” 갑자기 생각을 바꾸게 됐고, 이후 지금까지 매년 제사를 거르지 않았고 우환도 멎었다.

 

지금은 산에서 소를 도살하던 행위는 안하고 있다. 단지 제단에는 구입한 소머리와 떡, 과일을 올려서 제사를 지낸다. 산신제 전날 제단으로 올라가는 길을 만들고 주위 정돈을 위해 멋대로 자란 풀을 깎아 길을 튼다. 오후 6시에 지내던 제사는 근래에는 오후 4시로 바꿔 지낸다. 당일엔 마을 회관에 모여 경건한 마음으로 복장을 갖추고 구입한 소머리와 과일, 떡 등을 지게에 진 뒤 제단으로 옮겨 산신제 준비를 마친다. 드디어 제사 지낼 시간이 되면 자리를 정리하고 마음을 경건하게 한 뒤 초헌관의 강신제, 참신례, 재배가 진행되고 축관으로부터 축문 독축이 이어진다. 이후 아헌관, 종헌관의 재배에 이어 초헌관 첨작 후 소지를 태움으로써 산신제는 막을 내린다.

 

김현구 이장은 “올해 처음 축관 역할을 하게 됐다”며 “어색함을 떨치려고 축문 낭독 연습으로 밤을 새웠다. 그래도 떨리는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지만 희망사항이긴 한데 다음부터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산신제는 김현구 현 마을 이장을 주축으로 개발위원회를 맡고있는 전직 이장들과 경로회 어르신들, 부녀회, 새마을지도자회, 삼계 1리의 6개 반 반장 등 동네 임원진들이 힘을 모아 거대한 힘을 발휘한다.

 

각자의 재능 봉사는 산신제 전날 준비부터 제사를 지낸 다음 날 제사음식을 나누기까지 필요한 요소요소에 최대한 적절히 배치된다. 그러다 보니 산신제 전날부터 제사를 지낸 다음 날까지 동네는 온통 전체 주민이 동참하는 잔치 분위기다.

 

특히 소머리를 삶는 시간이 길어서 산신제 다음날 부녀회는 각 가정에 제사음식을 골고루 전달하기까지 꼬박 하루를 봉사하게 된다.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김 이장은 “산신제를 지내는 것은 마을의 안녕을 빌고 주민들이 화합하며 이웃을 알고, 서로 돕는 것... 뭐 그런 것이 주된 목적 아닐까요?”라며 “마을 전체를 생각하며 지내는 행사라 생각 외로 규모가 커서 물리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살짝 부담은 되지만 지내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무척 보람 있는 행사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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