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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여름 해는 얼마나 긴가ㅣ송진권

여름 해는 얼마나 긴가

                                          송진권

 

여름 해는 뜨겁고 길다지만

우리 소 배 속보다는 헐씬 작아

 

쇠풀 뜯기러 갈 때마다 엄마는

해가 저만치 달아산 넘어가면 집에 오랬는데

 

해는 져서 어두워졌는데도

우리 소는 아직 풀을 뜯어

 

송진권은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다. 2004년 창비신인시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자라는 돌』 『거기 그런 사람 살았다고』가 있다.

「여름 해는 얼마나 긴가」는 농촌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유년의 정취다. 소는 농가의 커다란 노동력이며 자산이었다. 자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소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했기에 대학졸업장이 우골탑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긴긴 여름날 소 풀을 뜯기는 소년의 모습이 선명하다. 창비 간『원근법을 배우는 시간』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