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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다

박숙현 본지 회장

 

[용인신문] 2022년 9월 현재, 대한민국의 신생아 출산은 부부 합계(2인) 0.79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466명(-3.7%)이 감소했다. 급격한 출산율 저하는 국가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역대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저출산 대책을 국가의 중점과제로 삼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통계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간 투입된 저출산 예산은 238조 원에서 380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저출산 예산은 42조 9000억 원이고, 올해는 50조 원을 넘겼다. 그러나 올해 저출산 예산 약 50조 원 중에 출산 부부에게 직접 지원되는 금액은 2.8조 원에 불과하다. 통계수치의 착시현상이다. 2.8조 원은 OECD 국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투입하는 직접 지원금 평균의 51%에 불과하다. 한국은 여전히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직접 지원이 인색한 나라다. 저출산 예산이 50조 원을 넘겼다는 수치는 통계의 함정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자는 10여 년 전부터 용인시의 신생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해답을 ‘이사주당’의 ‘태교신기’에서 찾았다. 조선조의 유학자 류희(柳僖) 선생을 태중에서부터 가르치는 과정을 기록한 ‘태교신기’는 유교적 가부장제 사회에서 가히 혁명적인 저서였다. 정찬민 시장 시절 용인시는 용인을 ‘태교도시’로 선포하고 출산율(출생률)을 높이고 이후 바르게 양육하기 위한 여러 시도를 했었다. 그러나 시장이 바뀌자 ‘태교도시’는 쓰레기통에 던져졌다. 출산정책은 정권과 관계없이 연속성을 갖고 인내심 있게 추진해야 하는 ‘국가백년지대계’(國家百年之大計)다. 현재의 인구를 유지하려면 대체 출산율 2.1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인구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출생률의 3분의 1 수준이다.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운 시급한 문제다. 어떤 장관은 “이민정책으로 인구감소를 동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이민정책도 전향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배달의 민족이라는 단일민족 이데올로기부터 타파해야 한다. 역설적으로 한국은 인구감소가 심각하여 최악의 경우 국가소멸을 걱정해야 하는데 세계인구는 꾸준하게 늘어 올해 11월 15일로 80억을 돌파했다.

 

2011년 70억을 돌파한 지 11년 만에 지구 인구는 10억 명이 늘어난 것이다. 선진국은 프랑스 등 극소수의 나라를 제외하고는 출생률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지구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저개발 국가의 높은 출산율 때문이다. 아이를 낳아 양육할 기본적 토대가 되어있는 국가들은 신생아 출생이 줄고, 스스로 알아서 크도록 방치하는 나라는 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정책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약이 무효인 것은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야말로 희망의 시작이라는 가르침은 바로 ‘태교신기’에 있다. 용인시에 다시 ‘태교도시’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 주길 바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