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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용인특례시의 미래 담아낼 ‘도시브랜드’를 기대한다

 

[용인신문] 용인특례시가 ‘도시브랜드’를 새롭게 제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는 2021년 특례시 지정을 앞두고 새 도시브랜드를 제정한 바 있다. 그러나 발표 직전 용인신문이 도시브랜드 제정 절차와 결과물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백지화됐다.

 

도시브랜드는 해당 도시만의 고유한 역사와 사회적 자산 및 정체성을 알리는 전략적 수단으로 도시의 ‘가치 value’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글로컬 시대에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도시브랜드를 제정하는 이유다.

 

용인시는 민선 3기였던 2004년 도시브랜드를 ‘에이스(ACE) 용인’으로 제정했다. 그러나 민선 4기(세계최고 선진용인), 민선 5기(함께하는 행복한 용인), 민선 6기(사람들의 용인), 민선 7기(사람중심 새로운 용인), 민선 8기(용인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 도시브랜드 ‘에이스 용인’은 사라지고, 4년마다 바뀌는 ‘시정이념’이 도시브랜드를 대신해왔다.

 

역대 재선 시장이 없었던 용인시였으니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시정 구호가 도시 전체를 도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여 년 동안 조례로도 제정된 도시브랜드를 공무원들조차 모른다. 역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정 구호 교체비용만도 수억~수십억 원이 소요된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피로감 역시 매우 컸다.

 

특례시 지정 전 용인시가 발표하려 했던 도시브랜드는 ‘Made in Yongin’이었다. 이는 독일 국가브랜드였던 ‘Made in Germany’를 연상케 했고, 후보작들 역시 억지스러운 영문 조합에 불과했다.

 

도시브랜드는 최소 50~100년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 용인시민의 긍지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깊이와 철학이 있어야 한다. 시민인 내부고객과 외국인을 포함한 외지인 즉, 외부고객 모두에게 용인(容認)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브랜드 슬로건(로고 타입)은 글자와 빨간 하트 디자인이 결합 된 ‘I♥NY’ I Love New York이다. 밀턴 글레이저 (Milton Glaser)의 작품으로 1975년에 탄생했다. 2년 후면 50년이다. 이런 슬로건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긴 세월 진부화를 막기 위한 작업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정치적으로도 희생되지 않아야 한다.

 

새 도시브랜드를 만들려면 이상일 시장과 주무 부서장 및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시장 직속 용인특례시 브랜드 위원회가 출범해야 한다. 세계적인 반도체 클러스터로 급성장하는 용인특례시이기에 앞으로 50~100년 앞을 내다보며 지향할 철학을 담아낼 수 있는 도시브랜드를 설계해야 한다. 여기서 정해진 슬로건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국가와 도시들의 슬로건과 다른 독창성을 확보했는지 검증한 후 시각화하는 디자인을 완성해야 한다. 용인특례시의 미래를 담아낼 품격있는 도시브랜드 제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