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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미술관 건립, 이상일 시장의 결단을 기대한다

 

[용인신문] 에버랜드와 민속촌이 용인을 대표하는 상징이라는 말에 반박할 수 있는 용인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불행하게도 용인을 대표하는 것은 여전히 에버랜드와 민속촌이다. 반도체 산단에 향후 20년간 400조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쏟아 부어진다고 한다. 1년에 20조 원이다. 용인시 예산의 7배에 달하는 돈이 투입된다는 현실 앞에서 이제는 용인을 대표할 유형의 문화콘텐츠가 필요한 때임을 절감한다.

 

미국의 뉴욕시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다. 마드리드는 프라도 미술관, 상트페테스부르크는 에르미타주 미술관이다. 파리에 루브르박물관이 없다면, 런던에 대영박물관이 없다면, 로마에 바티칸이 없다면 매년 수백 만의 관광객이 그 도시를 찾을까? 아닐 것이다. 300조, 400조라는 엄청난 돈이 앞으로 20년간 투입되어 용인시가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룬다는데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것이 그 돈의 백분지 일만이라도 문화에 투입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3~4조 원을 20년간 투입하여 용인미술관, 또는 자연사박물관을 짓는다면 용인은 진짜 얼굴을 갖게 될 것이다. 바티칸에 미술관이 없다면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지창조가 없다면 감흥이 크게 반감될 것이다. 러시아 로마노프왕조에서 대제(Great Emperor)라는 칭호가 붙는 인물은 상트페테스부르크를 건설한 표트르 대제와 러시아의 문화 중흥을 이끈 예카테리나 2세뿐이다.

 

예카테리나 2세는 전 세계로부터 미술품과 공예품을 사들였다. 러시아의 문화 르네상스 시대를 개막한 여황제는 유럽에 문화적으로 뒤떨어졌다는 평가에 절치부심했다. 그리고 오늘날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가득 채운 미술품과 공예품을 수집했다. 그 돈을 백성에게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비판도 많았다. 현재를 살아가는 러시아 국민은 예카테리나 2세의 최대 치적으로 에르미타주 미술관이라는 문화유산을 남겨준 것을 꼽는다. 예카테리나 2세가 수집한 미술·공예품을 다 둘러보려면 꼬박 11년이 걸린다고 한다.

 

얼마 전 용인미술협회 정기전에서 미술인들은 용인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미술인들의 염원을 이상일 시장에게 전달했다. 이 시장도 미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소개하며 깊은 관심을 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상일 특례시장은 용인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한다. 용인 르네상스 시대를 열려면 문화에 대한 과감하고도 혁명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처음부터 대단했던 것은 아니다. 1870년 소규모로 개관했다가 1880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이상일 특례시장은 용인시를 향후 100년간 대표할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플랜을 세우고 첫 삽만 뜨면 된다. 그러면 용인시민이 수십 년에 걸쳐 문화콘텐츠를 채워나갈 것이다. 이상일 특례시장의 결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