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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이웃 _ 신갈 푸른학교 지역아동센터

더불어 사는 이웃 _ 신갈 푸른학교 지역아동센터(센터장 정은영)

◆생명과 사람은 소중한 것… 서로 돕고 나누자

   
▲ 입구
IMF를 겪고 난후, 대한민국이 한참 어려운 시기에 한 부모 가정과 조손가정, 아예 아이들이 가장인 가정이 유독 많았던 이곳 상미 마을에는 학교가 파하면 거리에 방치된 어린이를 비롯해 비행 청소년으로 수순을 밟는 아이들이 많았다.

1999년 뜻있는 지역주민과 대학생, 시민단체에서는 공부방을 차리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불러 모아 무료로 방과 후 공부를 지도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신갈푸른학교의 시작이다.

   
▲ 사회복지사 정의준
외국에서 NGO활동을 주로 했던 정의준 생활·사회복지사는 1년간의 휴식기간에 신갈푸른학교를 만났다. 휴식기간이 끝나고 방글라데시, 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학교사업에 투입됐던 정 복지사는 “1년 동안이지만 외국 아이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우리나라 아이들만의 깊은 정을 잊을 수 없었다”며 “지난 2003년 정식으로 신갈푸른학교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신갈푸른학교에는 초등학생 9명, 중학생 11명, 고등학생 9명이 정식으로 공부하고 있으며 적은 떠났지만 관리 차원의 학생이 4명 더 있다.

   
▲ 농촌체험교실
신갈푸른학교에 이름을 올린 자원봉사 교사는 경찰대학교, 경희대학교, 흥덕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등 학생 교사를 비롯해 주민, 회사원, 시민단체 등 성인봉사 교사까지 총 100여 명이 있으며 하루 평균 약 30여 명씩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학교수업의 연장이라고 보면 되지만 가끔씩은 자원봉사 교사들의 재능기부로 악기도 배우고 컴퓨터 능력도 키워가고 있다.

학생들의 생활은 일체 무료로 진행되므로 경쟁률이 높은 만큼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한 부모가정에 우선권을 주는 등 입학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 몰래산타
아이들은 ‘나’를 놓고 ‘우리’를 아우르며 곧 ‘공동체’로써 생활하는 것을 배운다. ‘서로 돕고 함께 나누자’는 신갈푸른학교의 슬로건이다.

신갈푸른학교 학생들의 생활을 살펴보면 보호, 교육, 복지, 문화 등 크게 4개 영역으로 구분된다.
보호는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한 급식으로 고른 영양을 섭취하게 하고 식사지도로 예를 가르치며 안전교육과 인성교육을 통한 생활 속 안전 활동을 유도한다.

   
▲ 어린이날특집
교육은 학과 공부를 진행함으로써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예술, 요리, 리폼, 만화 등 특별활동을 통한 아이들 관심분야의 특기 살리기와 생태, 평화, 노동, 인권 등 교사들이 직접 기획한 주제수업으로 아이들의 생각도 넓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눈을 길러준다.

복지는 심리운동, 미술치료, 집단상담 등 주위의 사이버중독센터나 보건소, 청소년지원센터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한편 기업이나 독지가의 장학금 연계, 생필품 전달 등 정기적 지원을 유도해 가족과의 1:1지원을 돕는다.

   
▲ 자전거여행
센터와 학교, 가정이 3위일체인 학생 지도를 위해 전문 강사를 초청해 부모모임 교육을 시도, 학부모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한편 지역사회와의 연계로 아이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현재는 용인마을협동조합과 연계해 월 1회 농부학교와 연결, 로컬푸드를 아이들이 직접 재배하고 가꾸며 수확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문화는 창의적 체험학습을 강조하며 아이들 스스로 기획, 운영, 평가할 수 있는 수업으로 진행한다. ‘함께 즐기자·놀자’라는 제목으로 모꼬지를 시행한다거나 에코 자전거 여행 등을 실시했다.
에코 자전거 여행의 경우 처음에는 성남 탄천을 경유해 돌아왔으나 재미를 느낀 아이들의 성화로 춘천, 인천, 원주 등 아예 한강을 종주한 결과를 낳았다.

   
▲ 체험학습
모든 여행은 기획팀을 꾸민 아이들이 현지답사를 통한 기획과 자전거가 지날 때 위험한 곳을 세심하게 표시한 지도 만들기, 다녀와서의 평가 등 아이들 스스로의 창의학습을 유도했다.

공정여행, 착한여행이라 이름 붙여진 캠프 체험학습은 주로 1박2일로 이루어진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형이나 체인점이 있는 마트 보다는 그 지역의 상품을 이용하고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을 이용하며 ‘쓰레기는 최소화, 교통은 대중교통을’이란 원칙을 세웠다.

아이들 간의 소통을 위해 스마트폰의 휴대를 금했고 자연보호를 위해 곤충·식물 등 채집도 금지하는 원칙도 만들었다.

   
▲ 푸른학교전경
'서로 돕고 함께 나누자'란 슬로건에 맞춰 농촌봉사활동을 자주 다니며 그 외에 어려운 장애인 또는 어르신시설에도 봉사화동을 하며 인성을 다진다. 매년 어린이날이면 초등학교 행사에 참여하고 성탄절이면 '몰래산타'를 연출한다. 몰래산타는 아이들이 모르게 부모와 미리 짜고 아이들 집에 갑자기 방문한 듯 놀람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정 복지사는 “초등학생에 대한 지원에 비해 청소년 대상 지원은 미미한 관계로 아이들 케어보다는 외부 공모사업에 지원한다거나 후원자를 찾아다니는 일에 더 치중하고 있다”며 “병원, 법원, 경찰서도 심심찮게 다녀야 하는 와중에도 후원의 따뜻한 손길이 무척 아쉬운 생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