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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날리는 투기광풍

대규모 택지개발의 허와실 --죽전지구
지난해 10월 택지개발예정지구로 고시된 죽전지구는 수지읍 죽전리와 구성면 보정리 일원 113만평에 2만2000여 가구를 지어 6만8000여명을 수용할 신도시. 127만평에 16만8000여명이 살고있는 산본신도시와 크기는 비슷하고 인구는 40% 수준이다. 그러나 택지개발 사업 완료까지는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주민들은 택지개발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또 이미 진행중인 난개발을 얼마만큼 방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이미 사업지구 안에는 아파트와 빌라트등이 들어서 있으며, 부지매입을 완료해 사업을 추진중인 아파트도 존치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택지개발의 당초 취지가 자칫 퇴색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편집자주>

■택지개발현황 및 문제점
=죽전지구의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는 다음주중에 용인시와 택지개발계획안에 대한 협의를 거쳐 늦어도 오는 8월까지는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얻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사업지구안에는 입주를 완료한 기존아파트만 현대(702세대), 동부(536세대), 산내들(360세대), 증명(430세대), 대진 1·2차(1097세대)등이 있다. 또 입주를 완료한 빌라트도 동아(2701세대), LG, 진우, 현대등 27개사 377 세대 규모이다. 여기에다 동아, 우성, 건영, 창우 등 5개 민간업체가 택지개발 고시 이전에 인허가 과정을 거쳐 추진해온 아파트도 토공이 존치를 결정했다. 주택조합이 진행해온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동성, 죽전벽산, 수지죽전, 보정조합등 4개 조합이 추진해온 총 25만5436㎡ 부지의 3600세대 규모의 아파트도 예정대로 추진된다. 물론 조합아파트 부지는 택지개발 후 우선 분양키로 한 상태이기 때문에 난개발의 부담은 덜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기존 아파트 등을 제외하고 나면 실질적인 택지개발 면적은 원주민들의 짜투리 땅이 대부분을 차지해 개발면적은 축소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택지개발의 당초 목적인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셈이다. 더욱이 사업지구안에는 종중토지가 99만6600㎡가 포함돼 있다. 원주민들의 반대는 고사하더라도 이들 종중토지의 소유주들도 택지개발지구 수용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토공이 사업추진을 강행할 경우 원주민들 및 종중들과의 마찰은 불보듯 뻔하다.
이같은 결과는 토공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이 한몫을 했다. 이 지역은 이미 수지지구 택지개발 여파로 민간업체들에 의해 부분적인 개발이 진행돼 왔다. 난개발의 문제점은 접어두더라도 토지거래가 활발해 지면서 땅값도 몇 년사이에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택지개발이 고시된 지난해 10월에는 이미 알짜배기 땅은 민간업체 등에 넘어간 상태였다. 따라서 남아있는 택지는 대부분 원주민들의 짜투리 땅이다. 토공은 결국 택지개발이 원만히 추진되더라도 서민들의 땅을 볼모로 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게 현실이다. 실제로 토공은 택지개발후 평당 분양가를 310만원 선으로 예정하고 있다. 택지개발전 민간업체들의 부지 매입가인 평당 150만∼220만원 선과 비교하면 많게는 100% 나 차익을 남기는 셈이다.

■향후 택지개발의 과제와 대책
=토지정책의 기조는 개발가능한 토지의 공급확대와 개발에 관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데 있다. 그러나 토지공급의 양 자체를 늘리는데는 어느정도 성공했는지는 모르지만 늘어난 토지이용 차원에서 보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도시주변 지역 개발은 도시의 급증하는 토지수요에 대처한다는 점에서 일견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개발지역과 저개발 지역을 더욱 양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용인 서북부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이는 곧 지역불균형을 야기하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따라 도시 주변지역의 변화된 개발환경 및 실태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및 역할 분담이 현실에 맞게 재조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용인서북부 지역의 토지가 난개발되는데는 해당 지자체의 책임도 없지않다. 법적 하자가 없다는 명목아래 단기적이고도 무분별한 개발을 허용해왔다. 따라서 준농림 지역의 과다한 농지전용과 난개발이 눈앞에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해에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신갈지구(39만7000㎡)와 신봉지구(44만7532㎡), 죽전지구(375만4000㎡)외 개발예정지로 각광받고 있는 성복리 일대도 투기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윤에만 눈먼 업체들로 인해 계획적인 개발은 아예 엄두도 못낼 지경이다. 토지이용의 비효율성이 초래되는가 하면 환경보전의 가치가 중요한 시점에 심각한 환경훼손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저기 분산적인 개발이 몰고온 결과다. 이에따라 용인시는 난개발을 방지할 장기적인 대책마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시는 21세기 발전위원회에 용인서북부 지역을 환경친화적인 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연구과제를 선정, 연구결과가 나오는데로 시정에 반영할 방침으로 있다. 그러나 예산상의 어려움으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과감한 투자가 없는한 용인서북부의 환경친화적인 도시건설은 허울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 정부주도로 진행되는 택지개발도 주민의견 수렴과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과정을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올해부터는 관련법규의 개정으로 택지개발지구 고시에 따른 개발계획은 주민과의 협의도 거치토록 하고 있으나 그동안 토공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으로 적잖은 마찰을 불러온게 사실이다. 죽전지구가 좋은 예다.
토공이 수립한 개발계획안에 대해 용인시는 검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민들과의 의견수렴은 아예 거치지도 않았다. 주민들이 택지개발의 전면 철회 방침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같이 택지개발의 수혜자인 시민들은 제쳐두고 진행되는 것이 현재의 택지개발 현주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