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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영(84세 ‘무궁화삼천리’를 꿈꾸며)






대한민국의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면 무궁화삼천리란 가사를 4번 되새기게 됩니다. 우리 국민이면 대부분의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릅니다. 10년여쯤 전, 갑자기 우리 국민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부르는 애국가가 그저 형식에 의한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비록 배움이 모자라고 지금은 늙어 힘없는 할아버지 소리를 듣지만 꾸준히 무궁화를 심고 있습니다. 무궁화삼천리가 아니라 남쪽의 이천리만이라도 무궁화를 심어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꽃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용인에서 태어났다. 포곡초등학교 13회 졸업생이기도 했다. 졸업 후 아직 미성년자이던 시절 6·25전쟁이 발발했고 온몸으로 전쟁을 겪었다. 아직 어린나이였기에 추운 날 진지를 구축하는 일이며 군인들이 하는 일을 돕다보니 양손이 얼어터지는 등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란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피난행렬을 따라다니며 고향을 들고 나다보니 어른이 돼서는 원삼면 두창리에 자리를 잡았다. 전쟁이 끝나고서야 형님이 전사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저 열심히 농사에 전념했고 그냥 평범한 농부로 지내던 시절, 1970년인가? 새마을지도자로 발탁돼 3년간 활동했다. 활동하는 동안 교육도 많이 받았고 근면, 자조, 협동의 3대 기본정신을 되뇌며 삶에 열중했다.


어느 날 끔찍했던 6·25전쟁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6·25전쟁 바로알기에 돌입했다. 전쟁당시 우리나라를 도와준 나라들의 국가 명, 참전규모, 참전일자와 인원, 전투장소, 피해상황 등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했다. 혼자 알기에는 너무 안타까워 한눈에 볼 수 있게 셀로판지를 입혀 지역의 행정관청은 물론 학교와 다중이용시설, 필요한 가정 등에 전달하고 함께 알고자 노력도 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서 발행했고 전쟁기념관 이외의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6·25전쟁 관련 책도 구입했다. ‘한권으로 읽는 6·25전쟁에서는 전쟁역사를 알 수 있었고 통계로 본 6·25전쟁에서는 전쟁당시의 참혹했던 상황도 추가로 느낄 수 있었다.


10년여 전 어느 날, 무궁화가 그리웠고 갑자기 심고 싶어졌다. 당장 묘목이나 씨앗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구할 수 없었다. 조경업자를 통해 간신히 정보를 입수해서 당시 무궁화묘목 60주를 구할 수 있었고 직접 농사짓던 밭에 옮겨 심었다.


묘목이 어느 정도 자랐고 내가 살고 있는 원삼면 두창2리 지역부터 직접 심기를 시작했다. 또 원하는 사람이나 단체에도 전달했고 그들이 심게 도왔다. 차가 달리는 길가에 무궁화를 심으며 달리는 차안에서 운전자들이 화려한 무궁화 꽃을 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즐거운 마음으로 심다보니 그 나무가 지금은 내 키보다 훨씬 커졌다. 씨앗을 채취했고 그렇게 모인 씨앗이 묘목 1만 그루를 넘나들 정도다. 잘 보관하고 있다.


물론, 씨앗을 모두 받을 수는 없었는지 키가 훌쩍 커버린 무궁화나무 주위에는 묘목도 자라고 있었다. 잘 캐내서 밭으로 옮겼고 관리하다보니 1000그루 정도 묘목도 생겼다. 농부 혼자의 힘으로 무궁화삼천리를 꿈꿨고 지역에서의 활동이 모범적인지라 지난해 말에는 용인시장으로부터 표창장도 받았다.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노력했고 남다른 봉사정신을 기린다는 뜻이었다.


자식들은 무릎이 아픈 아버지를 극구 말리지만 정상영 씨는 힘이 닿는 한 계속 하고픈 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10년간 무궁화와 친하다보니 꽃은 10월쯤이 가장 만개하고 3년을 기다리면 옮겨 심을 수 있는 묘목으로 자란다는 것도 알았기에 요즘은 한 가지 욕심도 생겼다. 3년에 1000주 이상씩 길러야겠다는.


현재 정 씨가 분양 가능한 무궁화는 씨앗으로 1만 그루와 묘목으로 6000그루 정도다. 뜻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 무료로 분양할 수 있다.


그는 행사 때마다 거짓이 담긴 애국가만 부르지 말고 실제 심는 것을 실천해서 무궁화삼천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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