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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경의 용인이야기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순간


불상 제작 후 마지막에 눈 그려 넣어 생명력 넣어

네팔 석가모니 부처님을 용인 와우정사에 봉안해

 


()을 그린 후 마지막에 눈동자를 그려 넣으니 그 용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홀연히 올라갔다는 고사성어 화룡점정(畵龍點睛)’. 얼마 전 이 말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귀한 순간을 촬영했다. 화룡점정의 새로운 동의어라 표현하고 싶은 점안식(點眼式)’. 불교계의 점안식은 불교신앙의 대상에다 생명력을 불어넣는 의식으로 개안식(開眼式)’이라고도 한다. 불상·불화·만다라(曼茶羅석탑·불단 등을 만들거나 개수하였을 때, 이에 공양하고 그 불구(佛具)의 근본서원(根本誓願)을 개현(開顯)하게 한다는 행위가 점안식이다.

불상에 마지막으로 눈을 그려 넣은 점안식(화룡점정)을 행함으로써 비로소 영험을 나타낼 수 있는 신앙의 대상이 된다. 성경적 창조론인 창세기 113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가 불교계의 점안식은 아닐는지. 신앙은 본디 기복(祈福)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법. 인간 스스로 끊임없이 신앙의 대상을 만들고 있는 사바의 세계에서 만난 네팔의 석가모니 부처님 점안식은 낯선 이국의 풍경, 그대로였다.

 

#용인 와우정사, 네팔 석가모니 부처님 점안식

 

대한불교열반종(총무원장 해곡 스님) 총본산으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해곡동 연화산 자락에 위치한 와우정사. 세계 각국의 수많은 부처님을 모신 곳으로 일반 조계종 사찰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대한민국을 방문한 불교 국가의 관광객들은 반드시 찾아오는 곳. 문화체육관광부 통계로 연간 3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니 불교인들에게는 성지순례(聖地巡禮)코스나 다름없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에메랄드 삼존불과 높이 8미터의 황금빛 부처님 머리, 길이 12미터의 누워있는 와불, 그리고 네팔에서 온 부처님까지 볼 수 있게 됐으니 글로벌한 불교 성지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세계불교박물관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은 경내에 있지만, 조만간 독자적인 불교박물관을 짓는 게 해곡 스님의 가장 큰 염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올해 부처님오신날(522)을 이틀 앞둔 520일 오전 와우정사. 이날은 네팔에서 모셔온 석가모니 부처님 점안식이 있던 날이다. 봉불식에 앞서 주한 네팔대사관 측은 네팔 국민들이 성금을 모아서 2561년 전 네팔에서 탄생하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석가족의 조각가들이 부처님을 제작하여 한국불교 1700년사에 최초로 부처님을 대한민국의 용인 와우정사에 기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 “부처님 탄신지는 인도가 아닌 네팔


우리나라 국민들은 부처님의 탄신지를 대부분 인도로 알고 있는 터라 필자 역시 네팔이라는 말이 생경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 점안식이 네팔 국민들은 물론 우리나라 불자들에게도 의미가 크다 하겠다.


네팔 카투만두를 출발해 인천공항을 거쳐 와우정사에 도착한 석가모니 부처님은 약 2m90cm(9피트)의 청동으로 제작된 황금 불상이다. 부처님오신날 이틀 전인 20, 점안식에 앞서 네팔에서 온 석가족 장인이 직접 부처님 얼굴에 마지막으로 눈을 그려넣는 장면이 사부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일반인들은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불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점안식 직전인지라 그 순간은 매우 신비롭기까지 했다. 점안식을 통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 이 불상은 공양 그릇인 발우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던 불상들과는 사뭇 다르다.


네팔 측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와우정사 경내에 네팔의 대표 사원인 보드나트 사원을 본 딴 법당을 건립했다. 그리고 네팔에서 제작된 불상을 가져와 점안 법회를 봉행했다. 더욱이 이 불상의 제작비용은 국내에 거주하는 네팔인들이 성금을 모아 특별히 제작되었다. 점안식이 있기 전부터 네팔인들이 대거 와우정사를 찾았다. 20일에도 네팔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흥겹게 춤을 추는 등 시종일관 점안식을 축제분위기로 연출한 이유다.


주한 네팔 대사관 측은 와우정사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불교 성지로 꼽히기 때문에 부처님상을 기증하게 되었다고 했다. 점안식에 대거 참가한 네팔 불자들 역시 부처님의 고향이 네팔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부처님은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난 분입니다. 그런데 한국 불자들은 그냥 인도 출신으로만 알아요. 네팔 사람을 닮은 부처님상을 세워 부처님 고향이 네팔이란 걸 제대로 알리고 싶었어요.”

 

# 석가모니 후손 석가족 장인들이 불상 만들어

 

주한 네팔인들이 네팔 부처님상 모시기에 나선 건 10년 전쯤 주한 네팔인 단체가 서울 조계사 앞에서 불자들을 대상으로 부처님 고향에 대한 설문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자 85%인도라고 답했다고. 불과 7%네팔인 걸 알고 있었다는 것.


기존 언론 보도를 인용하자면 해외 거주 네팔인협회 한국 대표 케이피씨는 룸비니를 다녀온 분들조차 부처님 고향은 인도라고 생각하니 참 섭섭했다외국인들이 독도가 한국 땅인 걸 몰라줄 때 한국인이 느끼는 감정과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 어느 나라 불상과도 다른 특유한 네팔 불상이 한국엔 없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일 불상이 둥근 얼굴이고, 동남아 불상이 갸름한 얼굴이라면 네팔 불상은 그 중간쯤이다. 하관은 갸름하지만 전체적으론 둥근 인상. 그래서 네팔인들이 이곳에 네팔 불상을 기증하기로 하고, 2년여에 걸쳐 모금운동을 펼쳤다. 국내에 거주하는 네팔인은 약 4만 명. 그중 400여명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았다. 재한 네팔인 공동체 언주 케씨 회장은 재한 네팔인들은 어렵게 살고 있지만 1~10만원씩 정성을 모았다고 했다. 이들은 네팔 현지에서 대()를 이어온 공방에 불상을 특별 주문했다. 제작 전 과정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으로 받아보며 수시로 체크했다. 이들은 와우정사에 모시는 네팔 불상의 전각 둘레에 히말라야 설경과 네팔 주요 도시 사진을 배치하고 마니차(경전을 넣어 돌리는 통) 108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주노동자의방송 기자인 덤벌씨는 여기에 미니 네팔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413일자 보도>

 

# 국내 네팔인 특별 성금으로 제작종교적 위안처

 

이날 점안식에 참석한 얼준 정 바하두르 싱주한 네팔 대사는 부처님상을 이곳에 모신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고 전 세계 불자들에게 네팔 불교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부처님상을 모시고 네팔 사원을 건립함으로써 한국과 네팔 불교문화 교류의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네팔인들에겐 와우정사에 조성된 석가모니 부처님이 새로운 의지처가 될 것이란 의미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와우정사 해곡 주지 스님은 나라마다 부처님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는 석가모니 부처님 후손이 직접 석가모니 부처님을 조성해서 이렇게 모셔다 놨으니까 앞으로는 부처님을 조성할 때 참고도 했으면 좋겠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주한 네팔대사관 측이 네팔 석가모니 부처님을 기증하면서 공식적으로 부여한 의미이기도 하다.


네팔 석가모니 부처님상은 석가 가문의 후손들 얼굴을 가장 많이 닮은 세계 표준 불상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점안식은 그야말로 석가모니 불상을 신령한 부처님의 형상으로 태어나게 만든 화룡점정의 의식인 셈이다.  <용인신문 - 김종경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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