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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영(원삼면 두창리 거주 애독자)

‘무궁화할아버지’ 총리 표창 ‘우보천리’ 뚜벅뚜벅

 

 

 

[용인신문] 살고 있는 동네에서 무궁화할아버지로 불렸다. 나라꽃인 무궁화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며 키워서 기증하는 등 보급 실천에 앞장섰던 처인구 원삼면 두창리 거주 정상영 씨가 ‘국가상징 선양을 통해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용인시청 에이스홀에서 진행된 ‘용인시청, 2019년 시민과 함께하는 종무식’ 자리에서 백군기 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전수받았다.

 

정 씨는 “우리나라 노래인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면 우리나라 꽃임을 알리는 ‘무궁화삼천리’란 가사가 네 번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작금의 우리나라는 무궁화삼천리는커녕 무궁화이천리나 이어지려는지 궁금하기에 최선을 다해 무궁화삼천리를 이어 제대로 된 애국가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했다.

 

6·25전쟁 이후 무궁화와 인연
2018년부터 묘목 1만주 생산
종자 채취해 기증 나라꽃 사랑
올해도 전국 1만주 분양 열정

 

용인에서 태어나 포곡초등학교를 13회 졸업하고 아직 미성년자이던 시절 6·25전쟁이 발발해 온몸으로 전쟁을 겪었다. 무기를 지급받기에는 아직 어린나이였기에 추운 날 진지를 구축하는 일이나 군인들을 돕는 일을 하다 보니 양손·발이 얼어터지는 고통이 있었고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인가.

 

 6·25 이후 원삼면 두창리에 삶의 터전을 꾸미고 농업에 종사하면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정 씨는 나라꽃 무궁화라도 심어 나라사랑을 실천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막상 무궁화를 구하려니 전쟁 후 어수선한 나라 형편에 준비된 무궁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어느 조경업자를 만나 어렵사리 구한 60주의 무궁화를 텃밭에 심었다.

 

그 후 5년 동안 텃밭에서 자란 묘목을 두창2리 일대부터 직접 심어 가꾸고 씨를 받는 등 정성을 기울이다보니 집 근처 길가에는 도보로 다니는 사람들은 물론 비록 빠르게 달리는 차안에서 자세히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스치듯 눈이 즐겁다는 소리를 듣게 됐다.

 

묘목과 씨앗이 어느 정도 늘어나고 직접 심어서 퍼뜨리기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면사무소부터 시작해서 학교, 교회 등 거주지 근처에 분양을 시작했다.

 

또 무궁화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무료로 분양한다고 지역 언론에 알리게 됐고 전국지에서 내용을 채택하게 되면서 제주도 1곳, 경상도 2곳, 전라도 3곳, 충청도 4곳, 경기도 5곳 등 전국에서 요청이 들어와 택배를 이용해 배송하게 됐다. 특히 경남 진주시 내동면 유수리에 거주하는 유진원 씨는 종자를 분양받아 무궁화동산을 만들었다. 무궁화삼천리에 무척 다가선 본보기다.

 

전국에서 요청이 쇄도하니 이젠 규모도 그에 따를 수밖에 없어 지난 2018년부터는 묘목 1만주를 생산해서 종자를 채취한 뒤 전국에 기증했고 올해도 1만주 분양계획에 변함이 없다.

 

무궁화와 친하다보니 꽃은 10월쯤이 가장 만개하고 3년을 기다리면 옮겨 심을 수 있는 묘목으로 자란다는 것을 알았다. 5년쯤 전에만 해도 3년에 1000주 정도씩 분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미 무궁화할아버지가 됐고 분양 주문이 점점 늘다보니 1만주로 급성장했다. 이제는 사명감까지 생겼다. 무궁화할아버지는 무궁화전도사로 거듭났다.

 

그는 “무궁화삼천리를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이 시대 기성세대의 도리며 의무라고 생각하기에 오늘도 무궁화를 심고 가꾼다”며 “‘우보천리’란 말처럼 30년여 뚜벅뚜벅 무궁화와 함께 했는데 영광스런 표창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