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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용인신문] 어이할까

                       문효치

 

바람 불 때마다

내 가슴 속에 날아와 쌓이는

꽃잎들을 어이할까

 

몸서리치는

저 향과 빛깔

 

그립다가 아픔이 되는

꽃잎들을 어이할까

 

문효치는 1966년, 서울신문과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되면서 화려하게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무령왕의 나무새』 외에 30여 권의 작품집을 가지고 있다.

손현숙은 그의 시세계를 ‘무늬에 대한 해석이다. 무늬는 밤하늘의 별, 단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의 시편들은 죽음과 마주 서는 자리에 세워진다. 그것은 존재에 대한 해석,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경외다. 밤의 시간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낮의 시간도 읽어내지 못하는 법. 그는 죽음을 초월하는 그 자리에서 지금 이 시간의 무늬들을 들여다본다. 그것은 하늘의 시간표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그의 눈빛은 단호하다. 홀로 수직하며 오랜 격절을 겪어냈던 사람의 내면은 저렇듯 고요한 것이어서, 시선은 언제나 먼 곳을 향해 간다.’고 짚어냈다.

그는 사물에 대한 외경을 가지고 있어 작고 하찮은 것들도 그의 시 속에서는 영롱하게 빛난다. 그의 사물에 대한 외경은 유년의 아픈 기억들과 관계가 있다. 그는 몰락한 지주의 손자였고 월북자의 아들이어서 늘 왕따고 외톨이였다. 홀로 꽃과 풀과 나무와 시냇물과 하늘과 구름과 놀며 상상의 세계를 펼쳤던듯 싶다. 그에게 유년의 뱀은 두려움의 상징이었으며 적의와 증오, 미안함과 연민의 대상이었다. 공포심과 가위눌림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고 환청과 환각에 시달렸다. 병약해서 폐렴과 늑박염을 앓았고 늘 잔병치례를 했다. 그의 시세계에 신화적 요소가 있다면 아마도 유년의 이와 같은 경험과 관계 깊을 것이다.

「어이할까」는 문효치의 직관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시다. 그의 직관은 꽃잎들에 있지 않고 향과 빛깔에 있다. 향과 빛깔에 마주치는 순수한 감각은 몸서리치는 전율이다. 이 시에서 꽃잎들은‘꽃잎’으로 은유된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다. 사물들은 사람이기도 하고 추상개념이기도하며 사랑이기도 하고 고향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운 것들은 모두 꽃잎이고 그립다가 아픈 것들은 모두 향과 빛깔인 것이다. <현대시학> 간 『어이할까』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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