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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자리 산실… 자족도시 ‘마중물’

첫 첨단산단 '용인테크노벨리' 준공

[용인신문] 용인시의 첫 산업단지로 이름을 올린 ‘용인테크노벨리’가 사실상 ‘미완의 준공’을 했다. <도표참조>2008년 6월, ‘덕성산업단지’라는 이름으로 시작한지 12년 만이다. 최초의 산업단지가 준공되기까지는 과정 또한 험난했다. 당초 구상할 때 만해도 지역 내 유망 중소기업들의 기대가 매우 컸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환경 암초와 개발 비리복마전, 행정당국의 무능함까지 겹치면서 토종 중소기업들의 탈용인 현상까지 초래했다.

 

2008년 덕성산단으로 개발 승인… 우여곡절 12년만에 준공
금융위기·비리복마전 등 행정력 난맥상 악재 겹쳐 늑장 결실
SK하이닉스 122조 투자로 가치 재평가 지역경제 시너지 산실

 

 

 

 

#2016년, 2년 후 준공 목표 ‘첫삽’

용인테크노밸리로 이름을 바꿔 첫삽을 뜬 것은 2016년. 처인구 이동읍 덕성리 364일대 84만801㎡(약25만평)에 LCD, 반도체, IT(정보통신) 전자산업 관련 기업 등 첨단산업단지 입주를 위해 2018년 준공을 목표로 출발했다. 민관합동개발방식으로 ㈜경기용인테크노밸리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이 주도했다. SPC는 용인시(20%)와 한화도시개발(75%), 한화건설(5%)이 공동출자했다. 당초 계획은 토지보상비 1470억원, 조성비 995억원, 기타 518억원 등 2983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용인테크노밸리는 2008년 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덕성산업단지란 이름으로 지구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17개월 만에 LH가 재정악화와 통합문제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을 접었다. 이어 2011년부터 4년간 5차례에 걸쳐 민간사업자를 모집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2014년 7월 한화도시개발이 나서면서 재개됐다. 용인시는 그해 12월 산업단지 사업시행자를 LH에서 용인시로 바꿨다. 산업단지 명칭도 용인덕성산업단지에서 용인테크노밸리로 변경했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산업단지 역시 한화도시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추진 늦어져 토종기업들 탈용인 가속

2000년대 용인시의 가장 큰 실책은 유망 토종기업들의 탈용인을 방조한 것이다. 서부지역은 대규모 택지개발로 아파트 건설이 폭증, 도시화 바람으로 땅값이 치솟았다. 외부유입 인구가 많다 보니 환경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반면, 처인구 중심의 동부권역은 팔당상수원으로 수변구역과 오염총량제까지 이중, 삼중 규제가 적용되면서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경영 악재가 됐다.

당시 통계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3년 사이에만 무려 361개의 토종기업이 용인을 떠났다. 그럼에도 용인시는 뒷짐만 지고 있었다. 뒤늦게 부랴부랴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했지만, 우왕좌왕하다가 준공까지 12년이 흘렀다. 그사이 유망한 토종 중소기업들이 용인을 떠났고, 용인이라는 도시는 서울 위성도시로 배드타운의 상징이 됐다.

산업단지의 목적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 내 기업의 외부이전 차단 및 우수기업유치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족도시를 조성한다는데 있다. 그런데 추진과정에서 토지보상 등이 지연돼 토지주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가 하면 용인도시공사 사장과 이사회 의장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 사이 산업단지 완공 시기에 맞춰 입주를 목표로 토지매각 등 이전을 준비했던 기업들은 기다리다 못해 타 지역으로 떠났고, 용인 최초의 민간개발방식으로 추진했던 고림지구단위 택지개발 사업 역시 차질을 빚고 말았다.

 

#SK하이닉스, 산업단지 활성화 기대

민선6기 정찬민 시장은 용인테크노밸리를 비롯해 23개 산업단지를 유치했다고 홍보했다. 2017년 경기연구원은 산업단지 조성으로 1조 1297억원, 규제개혁으로 2694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분석, 발표했다. 하지만 지역내에서는 과도한 산업단지 허가로 난개발과 먹튀 논란 비판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SK하이닉스 유치가 결정되면서 앞서 허가받은 소규모 산업단지들의 효용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산업단지 허가 조건상 50%는 목적에 맞도록 공장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SK하이닉스가 들어오면서 갈 곳을 걱정하던 소규모 부품공장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122조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반도체클러스터’다. 지역경제 위기에 봉착한 용인시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죽지 않는 이상 용인시의 100년 먹거리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창출 효과는 빼고, 삼성반도체 단독으로 1년간 용인시에 내는 법인지방소득세만 대략 1000억원 전후임을 감안해보면 SK하이닉스 효과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백군기 시장이 용인시를 반도체 특별시를 만들겠다고 선포한 이유다. 이미 세계적인 삼성반도체가 용인시에 있으니 용인은 자연스럽게 반도체 도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용인시는 이제 도시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중차대한 시기를 맞게 된다.

결과적으로 용인테크노밸리 준공 의미는 매우 크다.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앞으로 용인시가 중장기과제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단초임에 틀림없다. 반도체 특별시, 용인시의 100년 먹거리를 위한 ‘자족도시 용인’의 밑그림을 새롭게 그려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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