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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부른 사람을 찾는 얼굴ㅣ최정진

[용인신문] 부른 사람을 찾는 얼굴

                                            최정진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

 

마주친 사람도 있는데 마주치지 않은 사람들로 생각이 가득하다

 

그를 보는 것이 긍정도 부정도 아니고 외면하는 것이 선행도 악행도 아니다

 

환멸은 차갑고 냉소가 따뜻해서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과 내렸다 돌아보면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타는 것 같다

 

최정진은 1980년 전남 수천에서 태어났다. 2007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이번 시집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에는 동명의 시가 7편이 수록되어 있다. 연작이 아니기 때문에 각각 독립된 시다. 작가는 시간과 공간의 중첩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문장들은 모순의 문장들이다. 예컨대 ‘욕조의 물을 틀지 않았는데 /물소리가 들려온다’라던가 ‘모르는 사람과 내렸다 돌아보면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타는 것 같다’ 등이 그것이다.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는 서로 상반된 두 상황의 조응으로 이루어진다. 마주친 사람은 마주치지 않은 사람과 조응하고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과 조응한다. 그뿐만 아니라 보는 행위와 외면하는 행위도, 긍정과 부정도, 선행과 악행도, 환멸과 냉소도, 차가움과 따뜻함도, 타는 것과 내리는 것도 서로 조응한다.

그러니 버스 안의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람이었다가 모두 모르는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과 내렸다 돌아보면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타는 것 같다’는 문장은 이 시의 시안이다. 모르는 사람과 타고 내렸는데 돌아보면 모두 아는 사람들이 타는 것이다. 그 순간에 시간은 정지되고 공간은 폐쇄된다. 시간의 단절과 공간의 단절이 함께 오는 것이다. 이 시에는 현대인들이 겪는 지독한 소외현상에 대한 통열한 비판이 있다.《문지》간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 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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