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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된 처인구청 신축, 왜 못하나?

땜질 처방… 민원인 불편·안전은 뒷전

 

 

1982년 용인군청사로 준공 후 증축과 개보수
별관 1·2동도 각각 20~30년된 누더기 구청사
주차면적 등 행정서비스 인프라 태부족 ‘외면’
수지구청사는 9년 전 신축 건축비만 776억원

 

[용인신문] 처인구청에 민원인이 자동차를 가지고 방문하면 일단 주차 전쟁부터 치러야 한다. 기자가 취재차 방문할 때도 마찬가지다. 업무공간 역시 본관과 별관 1, 2동 등 3개 건물로 분산, 일반 민원인들이 처음 방문하면 매우 불편하다. 1차적인 행정서비스부터 낙제 수준이다.

 

처인구청사는 1982년 용인군청사로 신축됐다. 이후 몇 번의 증축과 개보수, 별관 신축이 이뤄졌고 시승격 이후엔 시청사였다. 현재는 처인구청사로 사용 중이다.

 

구청사 본관 건물은 2007년 4월, 정밀안전진단결과 D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청사보수보강공사이후 C등급으로 조정됐다. 2013년엔 ‘내진하중 D등급’을 받았음에도 2017년 12월 재실시한 정밀안전진단결과 B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상황임에도, 이를 근거로 2018년 9월엔 예산낭비 논란을 뿌리치고 본관 건물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매번 땜질식 보수보강공사를 되풀이해온 셈이다. 용인시는 과연 처인구청사에 대한 신축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안전불감증 때문인지 묻고 싶다.

 

#처인구청만 뒷전… “처인구민은 봉인가?”

용인시는 2005년 10월, 3개 구청을 동시에 개청하면서 구청사와 주민센터 청사 확보가 문제로 떠올랐다. 경전철 문제로 인해 극심한 재정난을 겪는 상황이었음에도 매년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공공청사 건립을 강행했다.

 

현재의 시청사(2005년 8월 완공)에만 1600억 원(부지 매입비 제외)을 투입했다. 부지 8만1400여㎡에 지하 2층, 지상 16층의 매머드급 건축물이다. 연면적만 7만9500여㎡로 그때는 전국 최대 규모였다. 호화청사 건축 바람은 시청사에 이어 구청사와 주민센터로 이어졌다. 수지구청사는 2011년 풍덕천동 720번지 일대 1만4762㎡에 776억원(부지매입비 제외)을 들여 신축했다.

 

하지만 정작 좁고 낡아서 신축 여론이 꾸준히 제기돼온 처인구청사는 2015년 지방채 상환 이후로 미뤄놨다. 그때부터 개청 후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신축은커녕 개보수만 이어지고 있다.

 

#지상에만 주차장…일반 주차장 87대 뿐

처인구청사는 본관 좌측과 우측의 건축 연도가 다르다. 현 민원봉사과와 회의실, 건축과가 있는 본관 좌측은 1982년 5월 신축됐다. 하지만 사회복지과를 비롯한 5개 부서가 있는 본관 우측은 1989년 1월 증축분이다. 또 자치행정과와 전산실이 있는 본관 뒤편은 1991년 8월에 증축됐으니 짜깁기식 건물이다.

 

이밖에도 수도행정과와 농협, 식당이 있는 별관1은 1990년 1월에 증축됐다. 또 세무과와 건축 1‧2과가 있는 별관2는 2001년 11월에 증축됐다. 별관2를 증축할 당시엔 주차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여론이 거셌다. 현재의 지상 주차장은 4,013㎡부지에 주차대수가 113대다. 이중 일반차 87대, 경차 11대, 노인・여성전용 8대, 장애인 6대, 전기차 1대로 민원인 주차장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공무원들은 청사 밖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

 

# 멈춘 행정, 구청사 신축‧ 이전 말만 무성

시는 2009년 총253억원을 투입해 처인구청사를 신축할 계획을 수립했다. 2011년 기공 후 2013년 완공 목표였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청사 신축제한 조치와 경전철 국제중재 패소에 따른 재정 악화 등으로 지방채 상환이 완료되는 2015년 이후로 미뤄졌지만 사실상 백지화됐다. 이후 마평동 573번지 일원에 추진 중이었던 (가) ‘동부권 여성회관’(124억원 부지매입 완료) 부지에 구청사를 포함한 복합청사 건립안이 제기됐다. 현재의 구청사 부지를 매각하면 큰 예산없이도 가능하다는 분석이지만, 2020년 현재까지 여성회관도 구청사도 추진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2015년엔 당시 정찬민 시장이 MOU를 통해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소유 6만여㎡ 규모의 토지를 무상으로 양도받아 처인구청 건립 등 공익 목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 때 역시 구청사를 김량장동 외곽으로 이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무상으로 받은 토지가격보다 도로개설비용이 많다는 이유로 사실상 백지화됐다.

 

#시장 등 정치인들 ‘헛공약’만 되풀이

시장을 비롯한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은 때마다 처인구 발전을 부르짖으면서도 구청사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선거 때마다 장밋빛 공약을 내놓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고 있는게 처인구청사 신축과 터미널 이전 문제다. 주민간담회나 시의회에서도 처인구청사 신축, 이전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그때마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용인시는 처인구민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비판여론이 거세다.

 

#중앙동사무소, 재개발 덕에 신축 이전키로

그나마 처인구청사와 함께 가장 오래된 중앙동사무소(구 용인읍사무소)는 김량장동 89번지(구 용인경찰서 부지)일원에 총 279억 원을 들여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연면적 4470㎡)의 청사를 신축 이전할 계획이다. 중앙동사무소는 현재 추진 중인 용인8구역 재개발 사업구역에 포함, 내년 중 철거가 불가피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