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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우르비캉드의 광기ㅣ류진

[용인신문] 우르비캉드의 광기

                                           류진

 

넘어졌는데 바닥이 따뜻할 때

흘렸는데 코피가 차가울 때

운동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착지 했는데 목성일 때

당겼는데 빗줄기일 때

 

나무떼가 철컥철컥 갑옷일 때

 

마음인제 차가운 햄일 때

물병 속의 물결인데 빠졌을 때

 

청군이 이기기로 했습니다

 

사냥꾼이 구름을 쏠 때

아이들이 후두둑 떨어질 때

 

앞니에 노을이 안 지워질 때

눈물인데 돗자리가 반짝일 때

 

죽었는데 김밥일 때

준비하시고 개미는 응원입니다

 

류진은 1987년에 태어났다. 출생지가 어디인지는 밝힌 바 없다. 2016년 『21세기 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등단 4년만의 이번 첫 시집 『앙앙앙앙』은 활달하고 역동적인 문장으로 숨 가쁘게 읽힌다. 입담이 좋은 것이다. 쉬이 마르지 않는 이야기는 풍요롭고 다른 어법으로 반복 재생되는 장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폭발 직전의 에너지를 갖는다.

「우르비캉드의 광기」는 동명의 판타지 만화의 제목이다. 8연으로 되어 있는 이 시는 서로 연결되는 고리가 약하고 인접성의 독법을 허용하지 않는다. 핵심어는 ’때‘이며 때와 때를 연결하는 문장이 ‘운동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청군이 이기기로 했습니다’ ‘준비하시고 개미는 응원입니다’이다. 어느 동화 나라의 운동회를 상상하게 한다. ‘때’ 즉 어느 시점은 별 의미 없이 제시 된 삽화로 읽힌다. 그런데 그 별 의미 없어 보이는 문장에 류진 시인 특유의 반어적 이미지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이다. 창비 간 『앙앙앙앙』 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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