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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바뀔 때마다 ‘시한부 정책’

LOCAL FOCUS _ 용인시정 ‘백년대계’ 실종

 

민선5기 김학규 ‘산너울 길’ → 정찬민 ‘사실상 폐기’

민선 6기 정찬민 ‘태교 도시’ → 백군기 ‘사실상 폐기’

백군기 ‘산너울 길’ 성지순례길 중 ‘김대건 길’ 부활

일관성 없는 행정 불신 조장…시 예산‧ 행정력 낭비

 

[용인신문] 용인시 민선 5기 김학규 시장 시절 민‧관 합동으로 추진 선포했던 ‘산너울 길’ 은 민선 6기 정찬민 시장 취임 이후 조직개편으로 사실상 폐기됐다. 또 민선 7기 백군기 시장 취임 후엔 정찬민 시장 때 공식 선포한 ‘태교 도시’마저 사실상 흐지부지되고 있다.

 

2012~2013년까지 시는 시민 건강증진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기존 등산로와 각종 문화시설 등을 연계한 6개 코스의 산너울 길 총 70여 Km을 조성했다. 산너울 길은 용인의 아름다운 자연생태를 역사‧ 문화와 어우러지게 코스를 설계한 명품산책 도보 길로 기대를 모았다.

 

시 관광과는 당시 민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2012년 1차로 △심곡서원에서 손골성지를 잇는 ‘광교산 너울길(10㎞)’ △양지면 은이성지~원삼면 학일마을의 ‘문수봉·성지순례 너울 길(13㎞)’ △연미향마을~MBC드라미아를 연결하는 ‘구봉산 너울 길(12㎞)’ 등 총 3개 코스 35㎞를 조성, 발표했다.  2013년 2차에는 용인중앙공원에서 진우아파트까지 현충탑, 팔각정 등을 연계한 ‘부아산 너울 길(8.3㎞)’ △민속촌부터 쌍용아파트까지 박물관과 관광지를 연계한 ‘민속촌 너울 길(9.14㎞)’ △포은 묘소에서 충렬서원과 죽전공원으로 문수산과 대지산을 경유하는 ‘대지산너울길(15.25㎞)’ 등 총 32.69km를 조성 완료했다. 이중 ‘광교산 너울 길’은 처음부터 국비를 받아 조성하기 시작했던 사업이다.

 

하지만 시는 민선 5기 김학규 시장에서 6기 정찬민 시장으로 바뀌면서 조직개편 때 ‘산너울 길’ 담당 업무를 ‘관광과’에서 ‘산림과’로 이관했다. 산림과는 업무 이관 후 산너울 길을 등산로로 관리 중이다. 관광과에서는 애초 산너울 길을 명품 도보 길로 ‘문화 콘텐츠화’할 계획이었지만 업무 이관 후 예산 미편성 등으로 단순 등산로로 전락한 것이다.

 

그런데 시는 최근 산너울 길 중 ‘문수봉‧성지순례길’ 일부 구간을 내년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앞두고 ‘청년 김대건 길’을 정비, 천주교 문화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운영 중이다.

 

아직도 용인지역 곳곳에 낡은 안내판으로만 남아있는 ‘산너울 길’은 2012년 시 관광과 주관으로 만든 용인 최초의 공식 도보 길이다. 산너울 길은 시민 공모로 당선된 ‘너울 길’을 변형한 브랜드로 지금까지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시민들의 답사기가 올라오고 있다. 

 

시 산림과 관계자는 “산너울 길은 현재 등산로 개념으로 유지하고 있을 뿐, 사업확장 및 다른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밝혀 사실상 폐지됐음을 확인했다.

 

산너울 길은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처럼 용인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문화관광 상품을 묶어서 알릴 계획이었다. 시는 이를 위해 코스마다 문화재와 관광상품을 경유토록 설계해 종합안내판, 이정표, 평의자 등 휴게시설, 목재계단, 배수로 정비 등에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담당 업무가 산림과로 이관되면서 개념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백군기 시장 취임 후엔 전임 시장 시절인 2015년 제20회 시민의 날에 공식 선포한  ‘태교 도시’가 사실상 폐기됐다. 태교도시를 담당했던 태교 담당(TF팀)부서를 조직개편을 통해 사실상 없앤 것이다. 태교 도시는 조선 시대 사주당 이 씨가 쓴 세계최초 태교서인 ‘태교신기’를 용인시 문화 콘텐츠화한 것이다. 아직도 용인지역 곳곳엔 태교 둘레길과 공원, 임산부를 위한 각종 사업 흔적들이 남아있을 뿐이다.

 

시 정책기획과와 여성가족과에 따르면 “(단체장이 바뀐 후)정책기획과에 있던 태교 기획단은 여성가족과 출산지원팀으로 명칭을 바꾸고 업무를 이관한 상태”라며 “현재 출산지원팀에서는 태교 관련 사업은 없고, 출산용품 지원이나 부모교육 같은 사업만 한다.”라고 밝혔다.

 

용인시는 결국, 문화관광 도시를 표방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왔지만,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지속할 수 있는 사업들을 폐기해 시 행정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