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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단풍

        김경후

 

눈 먼 새들

열린다

날개 묶여

열린다

핏빛으로 떨어진다 열린 채

얼어붙은 채

엄마, 떨어지면 날아가?

가을 하늘은 멀고 높다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열리고

닫힌다

내가 스마트폰을 찾는 사이

열차

날아갈 듯 핏빛 눈빛들

 

김경후(1971~)는 서울에서 태어나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열두 겹의 자정』『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등을 펴냈다. 그녀는 “우리는 살면서 울음을 참기를 강요당해 오히려 속 시원하게 울지 못할 때가 많다” 고 말한다. 이런 마음을 좀 더 섬세하게 다뤄보고 싶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녀는 “누구를 생각하며 시를 썼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너무 힘들어서 울지 못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고 말하기도 한다. 

「단풍」은 섬세하고 도시적인 시다. 붉게 단풍 든 낙엽들을 눈 먼 새로 보았다는 것이 시의 모티브일 것이다. 날개가 묶여 나무에 열린 낙엽들, 핏빛으로 얼어붙은 채 떨어지는데, 떨어지며 나무에게 묻는다. “나 떨어지면 날아가?” 낙엽이 날아가는 가을 하늘은 멀고 높다. 그리고 장면이 전환된다. 지하철 안에서 화자가 스마트폰을 찾는 사이 열차 안에는 날아갈 듯한 핏빛 눈빛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문학과지성사 간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 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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