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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국민보다 도덕적으로 하수인 사람은 정치하지 마라.

 

[용인신문]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장땡”이라는 말은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식의 뒤틀린 결과 우월론이다. 이왕 갈 서울이라면 바로 갈 것이지 왜 하필 모로가야 겠는가. 물론 거기에는 나름의 고충은 있으랴. 다수가 그렇게 한다 해도 그렇게 해선 안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정치인이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치국과 평천하에 앞서 수신과 제가를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우선은 나를 돌아보고 내가 무흠한가 그렇다면 가족을 돌아봐야 한다. 여기에서도 누군가에게 책잡힐 일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치인治人길로 들어서도 된다.

 

나와 내 가족은 의혹 투성이 인데 남을 다스리겠다고 한다? 그건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출마자야 당선만 되면 그만일지 몰라도, 이쯤 되면 국가의 부끄러움이요, 국민의 수치다. 국가라는 거대의 집단을 책임지고, 국민을 이끌어가야 하는 그런 막중한 자리에는 거기에 걸맞는 인물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되지도 않는 말을 공약이랍시고, ‘던지기’ 식으로 뱉어낸다면 세상에 이보다 더 경박한 일은 없으리라. 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기 때문이다. “하나라 마지막 왕인 걸 왕과 은나라 마지막 왕인 주왕이 천하를 잃은 것은 백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맹자는 밝힌 바 있다. 아니 천하를 잃은 것이 그 힘도 없을 것 같은 백성 때문이라고? 읽는 이에 따라서 어찌 들어 보면 꽤 순진한 말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또 맞는 말 같기도 한 소리다.

 

백성을 잃었다는 것은 백성의 마음으로부터 외면당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천하를 얻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다. 그냥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되는 것이다. 옛날에는 천하를 얻고자 하는 자는 그야말로 말 타고 창과 칼을 들고 천하를 달려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더군다나 태산을 옆구리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그런 위험천만한 쇼는 더더욱 없다. 백성이 원하는 바를 백성에게 주면 된다. 그리고 백성이 원하지 않는 바를 하지 않는 것이다. 국민보다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한참 하수인 사람들은 정치하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