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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정치는 결국 민생을 챙기는 것이다

 

[용인신문] 공자의 유학이 종교가 될 수 없는 것은 정치에 너무 가까이 가서다. 유학 경전의 기본 교과서라는 논어, 맹자, 중용, 대학 어디를 펼쳐봐도 정치를 비껴가기는 쉽지 않다. 공자는 평생을 정치와 정치 언저리에서 살다간 인물이다.

 

노나라 정치가 혹자가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어찌하여 정치를 하지 않습니까?” 평생을 정치하고 잠깐 쉬고 있는 처지인데 혹자가 그새를 못 참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께서는 ‘상서 일문’의 말을 인용해 절묘하게 맞받아 말한다. “효를 하는 것과 형제간에 우애하는 것, 여기서 정치는 비롯되니 어찌 정치한다는 것 자체만을 따지겠는가?”. 쉽게 말해서 정치라는 것은 부모에게 효도하듯이 백성을 섬겨야 하는 거고, 형제간에 우애하듯이 백성을 아껴야하는 것이라는 말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이를 좀 더 쉽게 풀어쓰면 백성을 돌아보는 정도에서 더 나아가 혜택을 주는 데까지를 일러 정치라는 말이다. 이를 두 글자로 압축해서 말하기를 ‘민생’이다. 민생은 그야말로 民이 산다는 말이다. 정치인들이 입을 열어 가장 많이 말하는 단어가 민생일 것이다. 그러나 민생정치라고 떠들어는 대는데 정작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없는 듯하다.

 

정치라는 것은 부자에서 가난한 이들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빠짐없이 살뜰히 챙겨줄 수 있어야 한다. 뭉뚱그려서 하는 정치는 곤란하다. 누구는 혜택을 받기도 하겠지만 누구는 받지 못 할 수도 있어서다. 작금의 국민들은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라는 3고의 파도를 힘겹게 넘고 있는 중이다. 이쯤 되면 상식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 해야 옳겠다마는 정작 당사자인 정치인들은 아예 관심도 없는 듯하다. 물론 정치하는 본인들이야 국민을 무진장 사랑한다고 말은 하겠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그렇다는 말이다. 사실 민생을 돌아보는 정치를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자그대로 그냥 돌아보면 되는 거니까. 그러나 국민 개개인의 복지 혜택을 생존에 가까운 생계가 아닌 복지를 하는 정치는 만나기는 쉽지 않다. 과연 그 까닭이 뭘까. 어쩌면 정치 자체가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해서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