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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눈높이 의정 펼치는 지방의원들 등장 기대

이원섭(국민의힘 용인시을 당원협의회 위원장)

 

[용인신문] 어릴 적 맛난 사탕을 입안에 넣고 그 맛을 채 음미하기도 전에 목구멍으로 홀라당 삼켜버렸을 때, 그때만큼 억울할 때가 있었을까. 그래도 내 뱃속으로 들어가 내가 먹긴 먹었으니 그것으로 위안이라도 삼아야 했을까. 사탕의 본질은 입안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 그 과정을 생략하면 아무리 많은 사탕을 삼켜도 그 억울함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용인을 당협위원장을 맡으면서 민원인을 만날 때면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그 과정도 중요함을 느낀다. 페북으로 카톡으로 문자로 전화로 연락을 주신다. 우리당 소속 시의원, 국회의원 등과 협력하여 민원을 해결할 도 있고, 어떨 때는 원외 당협위원장으로서의 한계에 봉착하기도 한다. 여기저기 다 접촉해보시고 무성의한 태도에 결국 원외 당협위원장인 나에게까지 연락을 주신 분들도 계시다. 물론 현직에 있는 분들이 빠른 판단으로 안 되는 민원을 거절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시선과 경청하는 자세로 민원을 들어드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사탕을 삼키는 것처럼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은 허탈하고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페북에 남겨주신 지역주민의 댓글로 시작된 신갈동 주민센터 옆 통학로 확보 사업은 간단하게 보이지만 민원 해결에 시간이 오래 걸린 사업이었다. 시의원과 함께 예산을 새로 확보하고 기흥구청과 신갈동주민센터, 경찰서 등과 최적의 방안을 찾느라 시간과 노력이 의외로 많이 소요되었다. 일정이 지연되면서 민원인에게 중간중간 피드백을 계속해드렸는데 민원인보다 오히려 내가 더 조바심을 냈던 것 같다.

 

작년 8월, 용인시는 <흥덕청소년문화의집 및 기흥국민체육센터 건립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4개월 전 주민공람시까지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가 갑자기 흥덕지구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이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만든 자리였다. 이날 설명회엔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인 나와 시의원만이 아니라 국민의힘 소속 용인시의원 6명이 모두 참석했다. 시민을 위한 공익사업과 민원 해결에는 내 지역, 남의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기로 했다. 물가상승에 따라 추가로 필요한 예산을 시의회에서 논의하여 마련하기로 하고, 이날 축소설계변경 안을 보류시킬 수 있었다.

 

어떤 주민분은 꽤 큰 금액의 투자사기를 당하고 돈을 찾을 방도가 없겠냐고 경제전문가인 나에게 찾아와 상담을 청했다. 내막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경찰서에 신고하실 것을 당부드렸다. 들어오실 때보다는 한결 가벼운 걸음으로 나가시는 모습을 보며 결과와 상관없이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위로해드리는 과정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2022년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열리는 명실상부한 ‘선거의 해’이다.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과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책임지는 도지사, 시장·군수, 시·도의원를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올해 상반기에 다 치러지게 된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마다 시민들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하지만, 이 다짐이 흔히 쓰이는 선거구호에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시민의 민원창구라고 할 수 있는 시·도의원의 경우 시민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후보들이 줄지어 출사표를 던지기를 희망해 본다. 그렇다면 입안에 오래오래 넣어두고 아껴먹는 사탕처럼 시민들의 사랑을 오랫동안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