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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국가 중대사인가?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윤석열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인수위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인수위가 들어서고 며칠 후 대통령 경호상의 문제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고 단단히 배수진을 쳤다.

 

솔직히 말해 청와대로 들어가든 말든 별 관심이 없다. 인수위는 1일 1건 식의 플레이를 하고 있다. 신중하게 결정하여 확실한 뉴스만 발표했으면 좋겠다. 광화문은 경호상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미국의 대통령 관저 백악관은 7만 2000㎡(약 2만 1800평)에 불과하다. 청와대는 21만 5000여 ㎡(약 6만 5000평)이다. 거의 3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필자는 경호상 이유로 광화문이 어렵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연방총리는 총리관저는 집무실로만 사용하고 자신의 아파트에서 출퇴근했다. 독일 연방 총리가 한국 대통령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지구촌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 청사로 가는 것에 대해 절대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방부 신청사는 평상시는 물론 준전시 상황에서 65만 군을 지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말끝마다 국가안보를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기는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하루아침에 국방부 청사를 대통령이 쓰겠다고 했다는 뉴스가 믿기지 않는다. 육군 병장 출신인 필자도 잘못된 판단이라 믿는데 국군 장교와 병사들은 어떤 생각일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세간에는 당선인이 병역 미필자(면제)라 전-현직 현역 복무자의 심리를 잘 모른다고 의심하는 여론이 비등하다. 당선인이 지나치게 풍수지리를 믿어서가 아닌가 하는 의혹도 난무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는 인수위원 24명을 발표했다. 발표를 보면 서울대 출신이 13명이고 모두 실력 있는 전문가라고 밝혔는데 정작 이들의 병역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대선의 주요 후보 중에 유일하게 현역으로 복무했고 해군 대위로 전역한 인물이다. 여성을 제외한 인수위원들의 병역사항을 안철수 위원장이 소상하게 밝혀주기를 바란다.

 

총리공관과 외교부 청사를 쓰던지, 청와대 비서동을 집무실로 쓰고 관저는 총리공관으로 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대통령 경호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육영수 여사가 왜 피격되었는지, 박정희 전대통령이 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살해되었는지, 최규하 대통령이 신군부에 겁박당할 때 경호실은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60대 이상의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경호 핑계는 그만 대기 바란다. 심기가 심히 불편하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국가 중대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