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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기획] "땀을쥐는 여야 총선표정 후일담"

민주당 위기관리 능력 부재 패인 원인

4월 2일(월)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공개 파문이후, 당초 예상과 달리 야권에 역풍이 불고 있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정체 내지 하락의 상황이었고,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오히려 보수층 결집에 의해 상승하고 있었다. 4월 2일 리얼미터 전국 유권자 대상 일간 여론조사에서,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새누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견은 37.1%, 민주당 후보는 34.4%로,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은 3월 30일(금) 조사보다 1.1%포인트 올랐고, 민주당은 2.5%포인트 하락, 새누리당이 2.7%포인트 앞서가기 시작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이슈가 야권에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근거였다.





4월 3일(화)

당시 새누리당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은 “지금 상황에서 어디까지 합법적인 감찰이고 불법적인 사찰인지를 속시원하게 풀어줄 것은 특검 뿐”이라며, “민주통합당은 당장 특검을 수용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민간인 사찰 이슈에서 노무현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당시 민주당 박선숙 사무총장은 “4.11 총선이 끝나자마자 국회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청문회를 즉각 개최하자”고 제안하면서, “청문회에는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도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날 밤 10시에 마감된 리얼미터 일간조사 지지율에서, 새누리당 후보 41.0%, 민주당 후보 34.2%로, 양당간 격차는 전 날보다 더 벌어져 6.8%포인트로 벌어졌다. 과거 권력인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여당의 공격이, 민간인 사찰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미래 권력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야당의 공격보다 유권자들에게 더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리고 밤 10시가 넘어 3일 여론조사 집계가 마감된 직후부터, 문제의 ‘김용민 파문’이 인터넷 뉴스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4월 4일(수)

전날 자정부터 퍼지기 시작한 김용민 파문은 여론조사 공표가 허용되는 마지막날 오후까지 일파만파 퍼져나가, 김용민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결국 동영상으로 사과의 메시지를 띄웠다. “부끄러운 과거가 많이 있을 겁니다. 있다면 모두 반성합니다. 새로 태어나겠습니다.”

100분토론에서 “저는 모르죠”라는 발언으로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트위터에서 종일 구설에 오른 날이었지만, 김용민 후보의 막말논란은 모든 이슈를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여론조사 공표금지법(공직선거법상 제108조)에 의해 여론조사 공표가 마지막으로 허용되는 4일 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뽑겠다는 유권자는 41.7%,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유권자는 35.3%로, 양당간 격차는 6.4%포인트로, 김용민 파문에도 전 날과 큰 변동 없이, 공표 가능한 마지막 여론조사를 마감했다.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마감결과, 새누리당이 우세인 지역은 100석, 민주당은 60석 가량으로 추산되었고, 격전지는 90곳으로 나타나, 새누리당이 상당히 선전을 펼치고 있었으나, 많은 전문가들과 각 당의 선거 책임자들은 숨겨진 야권 표심을 감안할 경우, 상당수의 접전지역들이 민주당 의석으로 돌아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었다.



4월 5일(목)

여론조사 공표금지 첫날인 4월 5일. 새누리당은 김용민 후보의 김용민 파문과 관련하여 총공세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혜훈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김 후보의 저질·막말 언어·성폭력 등의 사안이 굉장히 중대하고 심각하다"며 "이런 후보를 전략공천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어떤 입장인지 밝혀달라"며 포문을 열었다.

여당의 공세에 민주당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의 침묵은 길어졌다. 한명숙 대표가 하루 전날인 4일, 대전 유세 중 기자들을 만나, "걱정된다"고 한마디 한 게 민주당이 보인 유일한 공식 반응이었다. ‘공식’ 반응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걱정되는’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표금지 첫날인 5일(목) 조사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새누리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41.2%, 민주당 후보는 34.3%로, 6.9%포인트 격차로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4월 6일(금)

김용민 파문이 예상보다 야권 지지층에 큰 균열을 입히지 못하고 있었던 것과 유사하게, ‘문도리코’, ‘컨트롤브이’라고 불리던 문대성 후보의 논문표절 파문도 당시에 여권 지지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부활절이 있는 마지막 주말을 활용해, 김용민 파문을 종교문제로 확전시켰다.

6일 새누리당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은 “저질 김용민 파문을 일으킨 김 후보가 과거 한국 교회를 범죄집단이라고 말했던 것과 관련해 민주통합당의 입장 표명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용민 파문이 종교계까지 확산되는 양상으로 번지자, 진보 성향의 신문까지도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문대성 후보와 정우택 후보의 논문표절, 그리고 하태경 후보의 독도망언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해명을 요구했지만, 김용민 후보의 김용민 파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이처럼 김용민 파문이 종교비하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었지만, 이날도 역시 총선 후보 지지율은 새누리당 후보 41.6%, 민주당 후보 34.7%로 전날과의 격차 6.9%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여러 언론을 통해 김용민 파문이 민간인 불법사찰과 논문표절 논란을 모두 날려버리고 야권 전체를 궁지로 몰아낸 것처럼 보도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이전에 발표된 지지율과 비교할 때, 이상하리만큼 지지율 변동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김용민 후보가 출마한 노원갑 지역에서 김 후보가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에 큰 격차로 고전하고 있었고,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김용민 파문으로 출렁이고 있었지만, 지역구 후보의 지지를 묻는 정당후보의 지지율에서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7~8일(토~일)

새누리당은 총선 전 마지막 주말인 7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무허가 자택과 김용민 후보의 사퇴 문제를 놓고 야권에 총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명숙 대표 비서실장이 "김용민 후보의 과거의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으로서, 당 대표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면서, 다만 김 후보 사퇴 여부에 관해서는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받겠다는 입장"이라며 김 후보의 출마를 용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는 김용민 파문이 본격화된 지 3일 만에 당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으로서, 이해찬 상임 고문과 이용득 최고위원이 나서 당의 명확한 입장 정리와 김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자, 더 이상 시간을 끌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다소 모호한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다 8일(일)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이번 4.11총선은 김용민 후보를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말하면서, 막말파문이 공론화된지 4일만에 정권심판론으로 반격을 시작했고, 나꼼수팀도 봉주 11회 방송을 올리고,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1만명 가까운 야권 지지층을 모아 ‘삼두노출’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수세에 몰려있던 야권이 오랜만에 대여 공세를 시작했다.

주말(토, 일)에는 리얼미터 일일 여론조사가 없기 때문에, 지지율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날짜는 선거일(수)을 앞두고 월, 화요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말 여야 선거전은 그렇게 저물어 갔다.



4월 9일(월)

각 당의 의석수 전망이 여러 언론에서 보도되기 시작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민주당의 1당 가능성을 점쳤지만, 필자는 9일 오마이뉴스 4.11 총선버스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새누리당 1당의 가능성을 소개했다. 필자와 의견을 같이한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트위터 상에서는 필자의 새누리당 1당 전망에 대해, 야권 지지층 일부가 강한 비판을 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많은 전문가들과 야권 지지층은 숨겨진 야권 표심이 지난 지방선거에서처럼 있다는 추정 하에, 개표방송에서 이번에도 상당수의 접전지역이 민주당 의석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으로, 필자의 새누리당 1당 전망이 빗나갈 것이라는 비판이었다.

필자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중, 크게 요동하지 않는 정당후보 지지율을 보면서, 새누리당 우세의 판세를 민주당이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야권으로서는 가장 중요했던 선거기간 마지막 1주일 중 3일을, 김용민 파문 그 자체보다는 그에 대한 위기관리 부재로 날아가 버렸다고 판단해, 선거일 이틀전 공개적으로 새누리당 1당을 예측했다.

야권은 선거 막판 김용민 파문으로 인해, 열세였던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새누리당 후보들의 논문표절, 성희롱 파문과 같은 재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오히려 스스로 중심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장장 4일간 여기저기서 노출시키면서 중도 관망층을 자신의 지지층으로 이끄는데도 실패했고, 야권 지지층의 결집을 도모할 모멘텀역시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필자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D-2, 9일(월) 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각각 40.4%와 35.0%를 기록, 평행곡선을 그리던 여야 정당후보간 격차가 다시 줄어들기 시작해, 주말보다 1.5%포인트 줄어든 5.4%포인트를 기록했다. 김용민 파문 정국에서 야권이 4일만에 깨어나, 민주당의 정권심판론과 나꼼수의 삼두노출 퍼포먼스를 거치면서, 여야 지지율 격차는 다시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나꼼수팀의 삼두노출 퍼포먼스는 특히 주말동안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막판 야권 반격의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제 공식 선거일은 단 하루 밖에 남지 않았다.



4월 10일(화)

공식선거일 마지막날인 10일. 선거기간 나왔던 여러 이슈들보다는 선거결과 전망에 대한 보도가 대세를 이뤘다. 그러한 가운데 새누리당의 엄살은 계속되었고, 열세였던 민주당은 투표율 제고에 온 힘을 기울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55% 수준이면 여야가 팽팽할 것으로, 60%를 넘으면 야권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혜훈 새누리당 종합상황실장은 선거운동일 마지막날, "최악의 상황은 좀 벗어난 것 같긴 하다.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여전히 엄살을 피웠다. 고도의 전략이었다. 이 실장은 그러면서"많은 전문가들이 민주당이 1당이 된다고 보고, 두당연대가 과반을 넘는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거야견제론’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박선숙 민주통합당 선대본부장은 "30석에서 많게는 한 70석 정도가 팽팽하게 붙어있는 접전상황이고 투표율 1, 2%의 차이가 크게 승패를 가를 상황"이라며 투표율이 최대 변수임을 강조하면서, "접전지에서의 결과가 60% 투표율이 되어야 민주당이 해볼만하다"고 젊은 층의 투표참여를 독려했다.

선거운동 마지막날,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하루전 대비 0.1%포인트 오른 40.5%를 기록했고,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3%포인트 오른 36.3%를 기록, 양당 후보간 격차가 4.2%포인트로 줄어들었다. 김용민 파문 이후 3일간 여야간 격차의 변화가 없다가, 주말이 지나면서 위의 그래프처럼 뒤늦게 이틀간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거기서 그렇게 끝이났다.



그리고 다음날 흐린 날씨 속에서 비가 간헐적으로 내리는 가운데 투표가 시작되었고, 54.3%의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새누리당 과반 1당의 결과가 나왔고, 모든 국민과 전문가들은 개표방송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숨겨져 있을 것 같았던 야권 표심은 투표함에서 끝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새누리당 152석, 민주당 127석. 여대야소의 결과였다.



IF.

만약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 없이 지속적인 판세 보도가 가능했다면, 다시 말해 김용민 파문에 의해서 노원갑 지역에서 김용민 후보 본인의 지지율과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것과는 별개로, 246개 각 지역구 정당후보 지지율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뒤늦은 막판의 반격으로 뒤늦게나마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여, 여야 격차가 줄어들고 있었다는 것을 유권자들이 알고 있었더라면, ‘여대야소’는 ‘여소야대’가 되었을지 모르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의석 차이가 그렇게 크게 벌어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결과를 보면, 유권자 가운데 절반가량(51.1%)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4월 이전에 찍을 후보를 이미 결정했으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인 투표 1주일 전에 결정한 유권자도 29.6%로, 10명중 8명이 D-6 이전에 표심을 정해,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중에 터진 사건에 대해서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주장 위주로 선별적으로 메시지를 수용했을 가능성이 높고, 실제 막말 파문 이후 지역구 후보 지지율 표심의 변화가 그렇게 나타났다.

다시 말해 선거이후에 실시된 여러 조사기관의 여론조사에서 ‘김용민 파문’이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에 실시된 여론조사의 결과로 봐서는, ‘김용민 파문’이 적어도 김용민 후보 지역구인 노원갑, 그리고 아래의 그래프처럼 전국 비례대표 의석에는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나, (이 역시 선거 직전 김용민 파문 이전의 수준을 상당부분 회복했지만) 246개 지역구 의석의 경우에도 (선거 이후 실시된 사후 여론조사만을 바탕으로) 김용민 파문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는 것은, 실제 선거기간 동안의 여론추이를 볼 때, 무리한 추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패배의 주요 근원지로 꼽히는 강원과 대전/충청에서는 민주당과 나꼼수의 반격이 시작된 마지막 주말 이후, 지지율이 급격하게 회복되는 그래프 곡선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아래 그래프는 정당명부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지지율 그래프로, 위에 있는 정당후보 지지율 그래프에 비교할 때, 김용민 파문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3일동안 하락했다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Conclusion.

결론적으로 이번 총선에서 김용민 파문이 야권에 악재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보다는 오히려 그 파문을 3~4일동안 공식 대응하지 않고 우왕좌왕했던 민주당 지도부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가 더 큰 악재였다. 실제 마지막 일주일 간의 여론추이에서 볼 수 있듯, 민간인 불법사찰이라고 하는 악재를 오히려 노무현 정부와의 물타기로 위기를 넘긴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위기관리 능력과 비교하면, 민주당 지도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여러모로 취약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김용민 파문 발생 직후 수세적 대응방식에서 정권심판론을 통한 공세적 대응방식으로 보다 일찍 전환했더라면, 상황은 지금과 크게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말 대선에서도 위기관리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이고, 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새누리당 비대위처럼 일사분란한 위기관리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20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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