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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희생을 감당하는 매운맛

매운맛의 대명사인 고추가 한국에 전래된 것은 17세기 초엽으로 추정되며 ?지봉유설?에는 “고추가 일본에서 전래되어 ‘왜겨자(倭芥子)’라고 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고추는 세계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품종이 생겼고, 한국에만도 100여 종에 달하는 품종이 있다.

대표적인 한국 고추인 김장용 고추는 미국의 타바스코?테키산스, 일본의 다카노주메와 같은 품종보다 캡사이신은 1/3 정도 적게, 당분은 2배 정도 많이 들어 있어 매운맛과 단맛이 잘 조화된 것이 특징이다.

고추에서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위염 등 각종 위 질환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위 점막 세포의 염증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매운 고추에는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캡사이신은 우리 몸의 대사기능을 높여서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고 이미 축적된 지방을 연소시킨다. 고추의 매운 성분을 먹으면 땀이 나는데, 땀이 날수록 몸 안의 축적된 지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맵지만 몸에 좋은 매운맛 음식처럼 양면을 지닌 것이 영향력이라 생각된다. 자신에게는 맵지만 상대에게 좋은 리더십의 영향력은 스스로의 희생과 어려움을 감내함으로써 나타나는 매운맛 리더십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존 맥스웰은 리더십을 “따르는 자를 만드는 능력이다.”라고 정의했다. 스스로 지도자라고 하면서 따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나 홀로 리더라고 외치는 공허한 주장과 같은 것이다.

리더십에도 여러 종류와 유형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섬기는 리더십’과 ‘살리는 리더십’이 진정한 리더십의 실체라 생각한다.

섬김의 리더십은 자기희생과 헌신을 전제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명령이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스스로 낮춤으로써 자발적으로 따라오도록 만드는 무형의 영향력을 말한다.

살아있는 리더십은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쳐서 그를 살려내는 능력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을 잘되게 하고, 나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을 복되게 하고, 나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살리는 리더십이다.

자기희생적인 행동은 적어도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는 작은 나에게서는 나올 수 없다. 자기희생은 이기심과 반대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인간의 이기심은 본성적인 것이라서, 이타적인 행동조차 자신을 만족시키려는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 자체가 이기적인 것은 아니지만, 자본주의적인 경쟁 사회가 인간의 이기심을 조장하고 있다며, 사회 구조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이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자기희생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역설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기심이 인간의 본성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떠나서, 인간에게는 분명히 이기적인 요소가 자리 잡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인간의 자기희생 정신 앞에 옷깃을 여미게 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조직에서든 지역사회에서든 리더가 되고 싶어 하고 그것을 갈망한다. 문제는 준비되지 않은 리더의 리더십에 의해 조직이 흐트러지고, 종래에는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능력과 자질이 부족하면서 자신의 잇속에 눈이 멀어서, 권력이 탐나 머리 사이즈와 맞지도 않은 감투를 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이 리더가 된다는 것은 그 리더가 속한 조직, 사회 또는 국가의 구성원에게 사실상 재앙이나 다름없다.

결국 리더십의 근본은 자기희생을 통해 ‘사람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사람사랑을 실천할 준비도, 자세도 없는 사람이 리더가 되었을 경우 그 부작용은 심각하다 할 것이다.

리더가 되고,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면 애시 당초 고난과 역경을 피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고난을 통해 얻은 소중한 사랑과 깨달음을 가까운 이웃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을 때 섬기는 리더십, 살리는 리더십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교과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삶에서 곰삭은 사랑을 실천하는 자기희생의 과정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