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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고유한 맛처럼 자신을 처세하라

음식은 각양의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의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다.

어느 것이 맛있고 어느 것이 덜 맛있다고 쉽사리 판단할 수 없는 것은 음식이 지닌 특성과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입맛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도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같은 마음을 지니고 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고 각양의 특성에 따라 다른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기에 함께 어울려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이다.

사람의 마음이야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고 바뀌지만 음식은 상하지 않는 한 그 고유한 맛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때로는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자신의 입맛을 생각하지 않고 음식 맛이 변했다고 투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개 사람들은 남의 허물은 잘 보지만 자신의 허물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기 잘못이라기보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습관이기도 하다.

아마 사람이 자신의 잘못된 점을 남이 지적하지 않더라도 미리 알고 있다면 그는 성인에 가까울 것이다. 실제로 자기 자신을 안다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노자에 의하면 자기를 앞세우는 것보다 오히려 자기를 억제하고 타인을 앞세우는 것이 결국 자기를 내세우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강과 바다가 자기를 낮추어 항상 낮은 곳에 의연히 있으므로 온갖 흐르는 물들이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 모이고, 모든 물이 최종적으로 의지하는 곳은 강과 바다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성인은 그 몸을 남보다 뒤로 하기 때문에 도리어 그 몸이 남보다 먼저 서게 되며 그 몸을 제외함으로써 먼저 존재하게 된다고 하였다.

또한 인위적인 기교보다 자연적인 도리에 순응해 나가는 것이 인도(人道)의 극치라 하였다. “성인은 인위적인 일을 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실패하는 일이 없다. 만물이 자연의 도리를 좇음을 믿기 때문에 감히 꾀를 내어 인위적으로 조작을 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였다.

노자의 사상은 일체 처세나 치세에 있어서 매우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것처럼 생각되나 오히려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하기 위하여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입장을 역설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나설 때와 나서지 않을 때를 가릴 줄 아는 것이 처세이고 삶의 지혜이다.

요즘은 자기 PR 시대를 넘어 자기 개성의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자기표현에 집착하거나 지나치게 자신을 주장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차고 넘침이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든 음식이 같은 맛을 나타낼 수 없듯이 사람 또한 획일적인 성품을 갖을 수 없는바 각자의 특성과 개성이 존재함을 인정하고 자신 스스로의 주어진 여건에 따른 처세와

언행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