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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한국무용가 김신나(71세)

   

접었던 한국무용... 장수무용으로 거듭나
생각을 몸으로 표현하는 세심한 움직임

“한국무용을 사랑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장수무용’이란 동아리를 만들었지요. 한국무용에 입문했던 제가 함께 배운다는 마음으로 동아리 단원들을 지도하며 용인시처인노인복지관 내외의 행사가 있을 때면 공연봉사를 펼칩니다. 한국무용은 우리 나이 정도의 시니어들에게는 체력단련의 커다란 효과를 보는 일종의 운동이랍니다.”

김신나 무용가는 어릴적 동네에 서커스단이 들어올라치면 부모님을 졸랐다. 어린 김 무용가는 공연을 유심히 관람한 후 집에 돌아와서 그대로 재현했다. 줄 타는 모습은 물론 춤사위나 공굴리기 등 보는 대로 따라했다.

보면 따라하는 타고난 재능은 무용 강사라는 직업을 갖게 했고 당시 처음 도입된 에어로빅을 보급하는데도 일익을 담당했다.

지난 1969년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로 직업을 바꾼 그는 불어나는 몸매를 관리한다는 차원으로 수영에만 관심을 가졌고 무용과는 일절했다.

어느덧 자녀들이 장성하고 여유가 생겼을 즈음, 편안한 인생을 꿈꾸던 중 마침 용인지역을 지나던 길에 자연에 묻힌 아파트를 발견하고는 여기다 싶어 지난 2004년 용인에 정착했다.

생각보다 훨씬 탁월한 선택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아파트 거실에서 사철 변하는 자연을 바라보면 절로 시구가 떠올랐다. 지금도 당시에 시를 적었던 노트를 간직하고 있다.

어릴적 한국무용으로 다져진 김신나 무용가는 문화원, 노인복지관을 방문했고 2008년에는 찾아가는 공연단 단원을 시작으로 한국무용을 접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찾아가는 공연단은 처인노인복지관 프로그램으로 당시 주 1회씩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등에 방문해서 풍물, 무용, 민요, 가요, 춤 등 팀을 만들어서 입원환자들을 위문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용인시에서 주최한 노인장기자랑대회에서 ‘모던발레’로 출전, 대상을 차지한 기억이 새롭다.

   
드디어 지난 2010년 ‘장수무용’이란 동아리를 만들었다. 현재 18명이 단원으로 활동하는 동아리로 한국무용을 좋아하는 시니어들의 모임이다.

장수무용이란 명칭은 한국무용의 효능에서 비롯됐다. 유연성, 지구력, 호흡 등 안쓰거나 덜 쓰게된 근육을 무리 없이 움직이며 끊임없이 생기를 불어넣는다. 오죽하면 단원 중 한명은 한의원에 갔더니 쑤시는 병이 덜 할 거라며 한국무용을 해보라는 처방을 받았다고까지 할 정도다.

‘넝쿨’이란 학습동아리에서 5명의 단원에게 한국무용을 지도했고 지금은 다니는 교회에서 ‘월십’이라고 성가에 동작을 넣어 무용으로 표현하는 춤을 지도하고 있다.

김신나 무용가는 “용인에 입성할 당시만해도 왠만한 움직임이나 활동에 힘든 줄 모르고 덤볐지만 지금은 모든 움직임에 조심해야할 정도로 약해졌다”며 “좋아하는 한국무용을 다른 이들에게도 알리고 나도 즐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