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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스토리

먼지만 쌓여버린 기타... 그리고 청년들의 꿈

 

 

감독/김홍준

상영/1996년 5월

주연/윤도현, 김창완

 

 

개봉 당시 1만명이 안되는 관객. 하지만 영화 OST는 55만장이 판매된 기괴한 영화.

 

영화 ‘정글 스토리’는 철저하게 관객에게 외면당했던 영화다. 하지만 흥행에 실패했다고 좋지 않은 영화는 아니지만.

 

‘정글 스토리’의 주인공은 지금은 대한민국의 유명 락밴드지만, 당시에는 철저하게 무명이었던 윤도현 밴드의 멤버들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가발을 쓰지 않았던 가수이자 배우인 김창완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윤도현 밴드 멤버들의 20년전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신해철이 제작한 영화 OST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다. 영화는 무명밴드였던 윤도현 밴드의 자전적 내용을 담고 있다. 무작정 음악을 하겠다고 상경한 주인공.

 

주인공인 윤도현은 낮에는 낙원상가 악기매장 직원, 밤에는 나이트 연주를 하며 꿈을 키워나간다.

 

밴드 활동을 하며 솔로음반도 내지만 여전히 무명가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에게 가족들과 세상은 전문대라도 졸업하고 취업을 하라고 권한다.

 

주인공이 속한 밴드는 우여곡절 끝에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게된다. 이 과정에서 밴드의 연습장은 비닐하우스고, 멤버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는다. 그리고 불안감은 서로간의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 말미 열정적인 무대와 상반되는 텅빈 객석, 그리고 흘러나오는 ‘절망에 관하여’라는 음악은 묘하게 서글프다.

 

영화에서 윤도현 밴드의 청춘은 매우 아픈 모습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위선 섞인 이야기를 하지만 청춘이 아파야할 의무는 전혀 없다.

 

영화의 배경인 대학로와 낙원상가는 영화속 주인공 뿐만 아니라 록음악을 좋아했던 이들의 꿈이 서려있는 곳이다. 최소한 영화가 개봉한 20년 전에는 꿈이라는 것이 로맨틱 했을지 모른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청년실업율과 공무원시험 경쟁률을 보면 영화가 나온지 20년이 지난 지금 청년들의 꿈이 화려하거나 허세가득할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극중 주인공 아버지가 주인공에게 했던 말처럼 전문대라도 나와서 취업하라는 어른들의 강요도 현실에서는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음악이 아니더라도 청년들에게 꿈을 포기하라는 말은 잔인한 일이다. 철거가 거론됐던 낙원상가도 아직까지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