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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용인 냉동창고 ‘화재’… 5명 사망 8명 부상

이천 물류센터 참사 3개월 만에 또 다시 안전불감 인재
양지면 SLC물류센터 지하 4층 온열장치서 발화 추정

[용인신문] 지난 21일 오전 8시29분께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위치한 SLC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 1명은 중상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재는 지난 4월 38명이 숨진 이천물류센터 화재발생 후 불과 3개월여 만에 발생한 참사로, 산업계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현재 정확한 화재원인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이천 물류센터 참사와 같은 우레탄 폼이 대규모 인명피해의 주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관련법 강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불은 물류센터 지하 4층 팔레트 적치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사고 당일 소방당국이 생존자 진술 등을 근거로 한 현장 브리핑을 통해 “물류센터 지하 4층에 있던 냉동탑차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으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이와 다른 목격자 진술이 나왔다.

 

이후 지난 22일 진행된 현장감식 결과 당초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차량 폭발’이 아닌 ‘외부의 물리적 충격에 의한 화재는 아니다’라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김기헌 용인동부경찰서장은 이날 현장감식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일각에서 알려진 바와 달리 차량 폭발 화재는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며 “발화 추정 장소는 지하 4층 통로 안쪽 냉동창고 부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정상작동 여부 등 물류센터 운영에 관한 것은 추후 수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냉동 창고에 서리가 끼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온열 장치가 과열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잠정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지하 4층 배수펌프실 냉동창고에는 온열기 3대가 설치돼 있고, 현장감식 결과 이중 가장 안쪽에 있던 1개 물통에 물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것.

 

경찰은 사고 직후 김 서장을 팀장으로 한 62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22일 오후 입주업체 등 물류센터 관련 업체 4곳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여 센터 운영 및 시설관리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 창고화재, 또 인명피해 키운 우레탄 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당시 화재가 발생한 SLC물류센터에는 불이 날 당시 근로자 69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56명은 화재 이후 스스로 대피했지만, 순식간에 퍼진 유독가스로 인해 나머지 근로자들은 미처 피하지 못해 화를 입었다.

 

불은 발생 2시간 만인 오전 10시30분께 진화됐으나, 소방당국의 인명검색 작업에서 근로자 5명이 지하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중상 1명, 경상 7명 등 부상자도 나왔다.

 

현장에서 대피한 A(38)씨는 “갑자기 어디선가 폭발음이 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사방으로 치솟았다”며 “앞이 보이지 않아 벽을 더듬으면서 겨우 탈출했다”고 말했다.

 

지하4층 벽면을 감싸고 있던 우레탄 폼에 불이 붙으며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 화재에서 인명피해가 컷던 이유도 우레탄 폼 소재의 연소 및 유독가스가 원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도 건축사협회 관계자는 “냉동창고의 경우 대부분 화재 등에 취약한 우레탄 폼 소재를 사용하는데, 이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가장 안전한 방법은 콘크리트 시설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고 지하부의 제연설비가 부족한 것도 뮬류창고 화재 때마다 인명피해가 큰 이유 중 하나”라며 “법적인 건축기준을 강화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