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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13명 사상 용인물류센터화재, 역시나 ‘인재’

국과수 감식 결과, 온열장치 전원 안 꺼 빈 물통에 ‘불길’
경찰, 관리업체 관계자 등 8명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입건’

[용인신문] 5명이 죽고 8명이 다친 용인시 양지면 SLC 물류센터 화재는 시설관리를 허술히 한 탓에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물탱크 청소 전 온열 장치의 전기 히터 전원을 끄지 않으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난 것.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24일 물류센터 시설관리 업체 직원 A씨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결과 물류센터 지하 4층에 있던 냉동창고 안 온열장치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냉동창고는 영하 25도에서 30도 사이를 유지하는 시설로, 온열장치는 냉동창고의 각종 배관이 얼지 않도록 30도 정도의 따뜻한 물을 주기적으로 배관에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경찰에 따르면 온열장치 물탱크에는 물을 데우는 전기 히터가 연결돼 있는데 물탱크가 비어 있을 때는 물탱크가 가열되지 않도록 전기 히터의 전원을 꺼야 한다.

 

그러나 시설관리 업체 직원 A씨는 사고 당일 오전 9시로 예정된 물탱크 청소를 위해 오전 7시30분쯤 물을 빼고 물탱크를 비우는 과정에서 전기 히터의 전원을 끄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빈 물탱크에 열이 가해지면서 강화플라스틱 재질의 물탱크 겉면에 도포된 우레탄폼에 불이 붙었고, 물탱크가 녹아내리면서 주변으로 불이 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처럼 시설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화재를 일으킨 A씨 등을 입건해 조사하는 한편, 이 중 책임이 큰 일부를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21일 오전 8시29분께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지상 4층·지하 5층 규모 SLC 물류센터에서 발생했다.

 

불은 발생 2시간 만인 오전 10시30분쯤 초진(불길을 통제할 수 있고 연소 확대 우려가 없는 단계)이 됐으나, 소방당국의 인명검색 작업에서 근로자 5명이 지하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중상 1명, 경상 7명 등 8명의 부상자도 나왔다.

 

불이 난 SLC 물류센터는 연면적 11만5000여㎡ 규모로, 2018년 12월 준공됐다. 오뚜기물류서비스 등이 입점해 있으며, 평소 150명가량이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설명 : 지난달 21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위치한 SLC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