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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용인신문]

 

밤 열차

                            이철경

 

늦은 시간 남루한 사내가

노약자석에서 졸고 있다

내릴 곳을 잃었는지

이따금씩 초점 잃은 눈빛으로

부평초 마냥 공간을 흐른다

저 중년의 사내,

삼십 분 전

의자 난간을 부여잡고

흐느끼는 어깨를 보았다

저 꺾인 날개의 들썩임

전철도 부르르 떨면서

목 놓아 우는구나

중년의 무게에 짓눌린

밤 열차도 흐느끼며 뉘엿뉘엿

남태령 넘는구나

 

이철경은 1966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다. 2011년 계간 『발견』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그의 시를 관류하는 정조는 허기다. 허기는 그의 유년의 체험에서 비롯된 것일 테지만 허기로부터 출발하는 그의 시선은 궁핍과 소외에 이른다.

「밤 열차」 또한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시인은 남태령을 넘어가는 전철 안에서 남루한 사내의 모습에 시선을 주고 있다. 노약자석에 앉은 중년의 사내는 지친 몸을 비어 있는 노약자석에 의지하여 귀가 하는 중일 것이다. 그 사내는 삼십 분 전 의자 난간을 붙잡고 흐느끼던 사내다. 그의 흐느낌에 전철도 부르르 떨면서 목 놓아 울었던 것이다. 그렇게 중년의 무게에 짓눌린 밤 열차는 흐느끼며 우엿뉘엿 남태령을 넘는 것이다. 도시빈민의 아픈 초상이다.  '실천문학사' 간 『한정판 인생』 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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