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수지자전거마을(창단7주년)
수도권 최대 규모의 자전거동호회로 발돋움한 수지자전거마을(이하 수자마)이 창단 7주년을 맞아 수지구 모 뷔페식당에서 자축 행사를 가졌다. 지난 3일 총회를 겸했던 행사장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 정규선(마담) 회장 |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라이딩 동영상을 소개한 후 수자마 7주년 활동보고와 완주메달 전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축제분위기로 진행된 가운데, 2013년도 신임 회장에는 교육안전부장을 맡았던 심영섭(닉네임 심마니)씨가 선출됐다.
수자마는 2005년 문화의 불모지였던 수지지역에서 자전거를 통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 모임이다.
인터넷 카페(cafe.daum.net/sujibike) 회원만도 1500여명을 육박하고, 이중 일반, 우수, 정회원이 무려 400여명. 방문객수도 매일 수백명에 이른다. 수자마는 다른 단체와는 달리 정회원을 엄격하게 뽑는다. 일 년에 상하반기 두 번. 조건은 반드시 라이딩에 참여하는 회원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회원이 100여명을 넘는다. 대신 연령대는 힘든 운동을 꺼려하는 20~30대 보다는 40~50대가 많다고.
▲ 수자마 7주년기념 단체사진 |
▲ 땅끝마을 투어 전 |
라이딩 경력과 수준이 중상위권에 속하는 회원 13명(지원조 2명 포함15명)이 자진해서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을 자정에 출발, 다음날 밤 10시 경 전라남도 해남 땅끝 마을에 도착한 것이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 먼 거리를 24시간 안에 주파했으니 대형사고가 아닐 수 없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52세. 최고령자는 67세 손상현(솔바람)씨. 멤버 중 막내는 40대 후반이라고. 또 13명중 3명의 여성 참가자 중 한명인 55세 이영남(재키)씨. 솔바람과 재키 모두 땅끝 투어는 처음이지만, 이번 투어를 위해 재키는 6개월 이상 연습했다고 귀뜸했다.
무박라이딩은 잠 한숨 안자고, 식사시간과 신호등 걸리는 시간만 쉬면서 달리는 것이다. 완주의 쾌감은 라이딩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상식적으로도 웬만큼 연습해서는 감히 도전하기 힘든 코스다. 기자 역시 지난해 수자마 라이딩 동행취재를 인연으로 회원이 됐지만, 땅끝마을 라이딩 투어는 마음만 있었을 뿐 엄두조차 내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코스도를 받아보니 수지~천안~익산~부안~고창~무안~목포~해남~땅끝까지 434km. 땅끝 마을 라이딩 투어 완주자(카페 닉네임)들은 마담, 심마니, 블루베리(엠티), 금나라, 써비, 산딸기, 황금열쇠, 솔바람, 솔개, 멍구, 희주아빠, 재키 등.
출발 전에 이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도대체 왜 이토록 무리한 도전을 하는가. 먼저 연습량을 물어봤다. 카페를 통해 공지된 후 최종 지원자들은 13명. 이들은 디데이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3~4일씩 연습을 했다. 이중 심마니는 부산시청~서울시청까지 24시간 안에 완주하는 8․15랠리도 연습 삼아 참여했다고.
▲ 2013년 심영섭 수자마 회장 |
2013년도 회장에 선출된 심마니는 우리가 달리는 것은 인간 한계에 도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내 자신이 바로 엔지이기 때문에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고 말했다.
▲ 땅끝 라이딩투어 완주기념 |
수자마 회원들은 지난 해에 이어 강원도 5개령 투어도 다녀왔다. 올해는 동해시에서 속초시까지 이어지는 백봉령~삽당령~대관령~운두령~구룡령(171km)코스. 참가 회원들은 샵장, 디퍼플, 솔로몬, 블루엠티, 파랑새, 여우사냥, 마담, 금나라, 씩씩이, 솔바람, 파파문, 탱크, 세미 등이었다.
지난해에는 대관령~운두령~구룡령~한계령~미시령(195km)을 산딸기, 써비, 아날, 여우사냥, 심마니, 멍구, 나그네가 다녀왔다.
수자마는 회비가 없는 단체다. 모임 때마다 1/N로 비용을 충당하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십시일반 찬조한다. 어쩌면 이것이 지난 7년간 수자마를 이끌어온 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수자마 역사를 만든 가장 큰 저력은 바로 라이딩을 할 때처럼 모두가 개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함께 다 같이 완주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수자마의 명성은 전국적으로도 자자하다. 한 달에 한번 이상은 공식대회에 참여한다. 280랠리를 비롯해 웬만한 전국대회는 모두 휩쓸고 다니고 있으니 수자마를 모를리 없다. 그런 가운데도 또 하나의 미덕은 매주 초보자를 배려하는 라이딩을 빼놓지 않는다는 것. 초보자들도 체력이 생기게 되면 땅끝 마을도 가는 것이니까.
이제 자전거는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용인지역에 ‘수지자전거마을’이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달리면서 만들어지는 건강한 공동체 문화가 더욱 멀리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