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 월향면의 아까시나무 아까시나무 꽃 [용인신문] 봄이 무르익어 온 시야가 연두에서 초록으로 농밀한 색채를 뿜어대는 5월!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할 수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순백의 은은하고 향긋한 향기까지 온 산야에 향연처럼 펼쳐지는 아까시나무의 꽃은 단연 으뜸이랄 수밖에 없다. 아까시나무는 메마르고 황폐한 땅에서도 잘 자라며 생장 속도도 빠르므로 과거 우리나라의 산이 민둥산이었을 때 치산녹화 사업으로 조림과 사방사업, 화목용으로 주요 조림목으로써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어떤 식물도 살기 어려운 황폐한 산에 잘 살 수 있도록 뿌리혹박테리아가 잘 발달 돼 있다. 또 꽃에서 채취하는 꿀은 국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만큼 우리나라의 주 밀원식물이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아까시나무 묘목 생산을 위해 편지봉투에 씨를 채취해 학교에 제공하고 그 값을 받아 용돈으로 썼던 기억이 새롭다. 너무 잘 자라는 나무여선가? 한편으로 아까시나무는 왕성한 번식 때문에 쓸모없는 나무로 인식돼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토종수종의 생장을 방해받아 생태계 교란을 염려해서다. 뿌리는 천근성이라 넓게 퍼지면서 번식함으로 묘지 등으로 침투하면 제거하는데 애먹기도…
정선 두위봉 국내 최고령 주목. 설악산 주목. [용인신문] ‘주목’하면 따라붙는 말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다. 천년 넘게 사는 장수목이며 죽어서도 오랫동안 썩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나무의 특성을 잘 표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주목(朱木)은 나무껍질(樹皮)과 심재(心材)가 붉은색이어서 붙인 이름이다. 또한, 택솔이란 항암물질이 주목의 씨눈에 다량 함유된 사실이 발견돼 택솔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설악산 고지대에서 자라는 눈주목과 울릉도 회솔나무도 주목의 변종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최고령으로 강원도 정선의 ‘정선 두위봉 주목’(천연기념물 제433호)이 있다. 특히 소백산 비로봉 주목 군락지(천연기념물 제244호)는 해발 1200~1400m 정상부 서쪽에 100여 그루가 강한 바람과 눈보라에 줄기가 꼬이고 가지는 여러 방향으로 휘어져 신기한 모습이다. 겨울에 내린 눈과 어우러져 만들어진 작품은 달력이나 연하장 등에도 자주 등장한다. 사람의 장수비결을 적게 먹고 느긋하게 행동하는 습관에서 찾는 학자도 있다. 대개의 식물이 더 많은 광합성을 위해 햇빛을 쫓지만, 주목은 햇빛이 강해지면 스스로 광합성 활동을 줄이며 느긋하게 자라는 쪽을 택
서울기상관측소의 벚나무. 제주 봉개동 벚나무 자생지. [용인신문] 광양 산수유 축제가 봄을 알린다면 꽃의 축제라면 벚나무 꽃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제주에서 진해 벚꽃축제, 경주 불국사, 전주~군산 100리길 가로수, 진안 마이산 지역, 여의도 윤중로 등 지역마다 벚꽃축제가 없는 곳이 이상할 정도다. 벚꽃은 봄이면 꽃으로 온천지를 화사하게 장식해주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전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산벚, 왕벚, 올벚 등 16종이 자생하며 관상용으로 개량돼 세계적으로는 400여 종이 된다고 한다. 용인에서도 손꼽히는 곳이 많지만 에버랜드 벚꽃은 누구나 한번 봐야 할 곳이다. 용인 8경 중 지명된 곳은 벚꽃의 위상과 화려함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엿볼 수 있다. 벚꽃은 꽃이 만개했을 때 야경이 더 화려하고 빛이 나며 꽃잎이 떨어질 때의 눈처럼 휘날리는 모습은 누구나 감탄과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봄꽃의 여왕일 수밖에 없다. 벚꽃이 일본의 국화라는 인식에, 일제의 잔재라는 의식에 멀리하기도 했으나 왕벚나무는 제주도 한라산이 자생지라는 것이 국제학술협회에서 인증됐다. 꽃망울에서 만개하는 기간은 10여 일 정도나 매스컴을 통해 남녘에서부터 시작하며 한
[용인신문] 산야가 꽁꽁 얼어붙은 낙엽이 추운겨울 눈보라속에 앙상한 가지만 남겨 놓은 곳에 태양의 따스함이 올라갈 때쯤 봄을 알리는 나무가 있으니 회갈색 나뭇가지에 잎도 없이 노란꽃을 피우는 생강나무는 우리 강산의 봄을 알려주는 전령사임에 틀림이 없다. 한반도에 넓게 분포하는 녹나무과의 낙엽활엽수로 크게 자라도 3~4m 정도의 관목이다. 잎을 따서 비비거나 줄기에 상처를 내면 진한 향을 발산하는데 냄새가 알싸한 생강 내음과 같아서 생강나무라 불리운다. 또한 향은 상처를 아물게하는 일종의 소독제와 같은 화학물질로 생강나무의 방어물질이다. 어린잎은 돋아날 때쯤 이를 따서 말렸다가 차로 마셨는데 참새의 혓바닥 모양을 닮았다 해서 작설차라 했고 독특한 향 때문에 잎을 쌈으로 먹고 장아찌나 부각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참죽나무잎과 함께 부각 중 최고로 친다. 씨로는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이나 등잔용으로 썼고 중북부 사람들은 산동백, 개동백으로 불렀고 내가 자란 용인에서도 쪽동백, 동백꽃으로 부른 기억이 난다. 강원도에서는 동백나무라고도 했다. 춘천이 고향인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서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향’ 이런 표
소백산의 고로쇠나무.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 고로쇠나무. [용인신문]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 중 가장 굵고 높게 자라는 나무로 한국, 중국, 일본 등 산지에서 자라며 잎은 5~7갈래의 손바닥 모양으로 마주 달린다. 요즘 고로쇠 나무하면 겨울이 가기 전 2월말부터 채취하는 고로쇠 수액을 떠올릴 것이다. 곧 봄이 온다는 신호이며 수액은 뼈에 좋을 뿐 아니라 자연 수목에서 채취하는 신선함과 달콤한 당도와 약간의 향을 갖고 있어 거부감없이 많이 마셔도 탈이 나지 않으니 약수로는 최고일 것이다. 고로쇠 수액이 뼈에 좋다는 사실은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신라말 승려이자 음양풍수설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광양 백운산에서 오랜 좌선 끝에 도를 깨우치고 일어나려 하였으나 두 다리를 포개어 수행한 탓에 다리가 펴지지 않았다. 그는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나려 했으나 가지가 부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한데 부러진 나뭇가지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손으로 받아 맛사지를 하니 감쪽같이 나았다고 하여 뼈에 이로운 물이라는 뜻으로 골리수(骨利水) 나무라 불렸다는 설이 있다. 또 하나는 신라와 백제가 지리산에서 격렬한 전쟁 중 잠시 쉬는 시간에 화살에 박힌 나무에서 물
이대영 용인시산림조합 조합장 한산이씨 종중산의 노송 [용인신문] 한산이씨 종중산을 지키고 있는 기흥구 지곡동 100여 그루의 노송이 설전·후의 세한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꼿꼿하다. 마치 추사 김정희가 그린 국보 제180호 세한도에 ‘날씨가 추워진 이후에야 소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안다’는 글귀대로 꼬장꼬장한 소나무가 시련에 굴하지 않는 충신의 절개를 보여주는 듯하다. 한산이씨 종중산은 노송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용인의 노송지대다.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가 시의 관리하에 건강하게 생장하고 있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용인에 자생 소나무가 많았다. 그런데 솔잎혹파리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졌다. 솔잎혹파리는 아마 70년대 후반 한차례 훑고 그 후 한 번 더 용인을 훑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재선충과는 다른 솔잎혹파리 유충인데 솔잎 끝 까만색 접착부위 속에 자리하고서 진을 빨아먹는다. 그래서 푸른 이파리가 새빨갛게 말라 죽게 된다. 육안으로 보이는 벌레가 아니어서 발견이 쉽지 않다. 현미경으로 볼 정도로 작은 충이다. 수액이 움직이는 이른 봄이면 수관주사를 줘서 용인의 노송을 지켜내고 있다. 광교산 형제봉 능선에 소나무가 살아남은 것은 능선이 바람을 많이 타기 때문에 솔잎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