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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들 배려해 주길”

25km거리 6개월째 자전거 출퇴근
만남/서북부복지관 상담지원팀 놀이 치료사 이창

   
 
용인시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상담지원팀의 이창 놀이치료사는 지난 3월부터 화성시 봉담의 자택에서 용인시 보정동에 위치한 복지관까지 25km의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입사한 이 치료사는 입사 초기에는 출퇴근 때 자가용과 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자가용은 연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버스는 여러 번 갈아타야 했으며 버스노선 또한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시내의 구석구석을 모두 도는 노선이라 시간의 소모가 너무 아까웠다.

이 치료사는 생각 끝에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입사 직전에 가입했던 산악자전거 동호회인 수원의 점프바이크에서 활동하고 있던 터라 마음먹음과 동시에 실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25km는 짧은 거리가 아니었다. 또한 25km안에는 자전거 출퇴근에 방해되는 갖가지 장애물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가장 무섭게 느낀 곳은 자동차 제한속도 80km인데 건널목 없이 달릴 수 있는 자동차 천국의 도로다. 자전거 한 대가 끼어들기에는 약한 담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네 다섯 정도면 자동차도 조심하기 때문에 같이 출퇴근할 사람을 찾기도 했었다. 또 인도로 다니는 것도 생각해 봤었다. 가로수에 부딪치고 경계석에 부딪치는 등 인도의 장애물도 상상 초월이다. 그 모든 것들이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이젠 어느 정도 구력이 생겨서 자전거 타고 안전하게 다니는 방법과 길을 많이 찾았다.

실제 이 치료사는 자전거로 출퇴근 하다가 자동차 난폭운전을 겪은 경험이 있다. “차로의 가장자리로 조심조심 가고 있는데 모 회사 소속 통근버스가 뒤에서 빵빵 경적을 울렸습니다. 도로의 옆에는 약 1.5m 정도의 낭떨어지가 있었고 도저히 더 이상은 피할 길이 없었기에 꾸준히 앞으로 주행 했습니다. 버스가 화가 났는지 저를 추월하더니 제 앞길을 막다시피 들어와서 옆 낭떨어지로 밀어붙이듯이 달려 나갔습니다.

마침 도로에 난간이 있었기에 낭떨어지로 떨어지진 않았지만 저는 너무 억울했습니다. 통근차량의 사진을 찍고 소속회사로 찾아가서 항의를 했습니다. 마침내 통근버스 운전자의 사과를 받아내긴 했습니다만 마음이 편치는 않았습니다.” 이 치료사는 아슬아슬했던 경험담을 들려주며 그 날의 기억이 되 살아났는지 살짝 흥분된 모습을 보였다.

자전거 출퇴근을 하면서 출퇴근 외의 운행까지 모두 합친 총 자가용 운행 중 50%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었으며 출퇴근만 계산하면 비 오는 날은 자가용을 이용하므로 90% 이상의 절감 효과를 누린다고 말했다. 또한 산악자전거를 타려면 다리의 근력이 필요한데 따로 운동하는 게 여의치 않아서 출퇴근 시에 다리의 근력도 기른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도 자동차로는 약 1시간 40분 걸리던 시간이 자전거로는 1시간 이내로 단축됐다. 더 줄이려고 속도를 내서 달려도 보았지만 너무 위험해서 이젠 속도와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1시간을 기준으로 맞추게 되었다. 출퇴근길에 있는 신호등 체계는 거의 다 외웠으며 자전거 도로가 따로 없는 현실에서 신호등이 무척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가 있는데 여기에 가입하여 그 사람들의 사고 체험기를 읽고 사고의 유형 등을 분석해서 사고 대처 요령이나 사고 방지 요령 등을 터득한다고도 했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해서인지 저도 자동차 운전할 때와 자전거 탈 때의 마음이 다른 것을 느낍니다.

한 번 더 생각해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조금이라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치료사는 서로의 배려하는 마음을 강조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