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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을 주는 시 한 편-3|그들이 처음 왔을 때 | 마르틴 니묄러

그들이 처음 왔을 때  

 마르틴 니묄러(1892~1984)
 
그들이 처음 왔을 때 마르틴 니묄러 나치가 공산당원에게 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뒀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에게 갔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태인에게 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에게 왔을 때 항의해 줄 누구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다시, 고문의 시절로 되돌아갔다. 인간의 존엄성 훼손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린 모두 애써 모른 척 외면한다. 그러나 고문이라는 가장 비인간적인 야만이 나만 피해갈 것 같은 생각은 착각이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타인의 인간적 권리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그들’이 나에게 왔을 때, 내 옆에는 정말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어제까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 오늘 갑자기 나의 일이 될 수 있다. 나와 내 형제가 언제 손발이 묶인 채 자백을 강요받을지 모른다. 우리가 권력을 쥐어준 ‘그들’에 의해서 말이다. 인간을 외면하면 인간에게 외면당하는 날이 온다. 마르틴 니묄러(1892~1984)는 독일의 신학자이다. 독일교회가 히틀러를 구세주로 받들 때 목사들과 ‘고백교회’를 설립하고 반 나치운동을 벌이다 체포되어 8년 동안 수용소생활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