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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특색 없는 봄꽃 축제 이대로 좋은가

용인 봄꽃 축제가 막을 내렸다. 시에 따르면 지난 5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소재 용인농촌테마파크에서 열린 축제의 관람객수는 13만 4000여명. ‘맘(Mom) 좋은 행복 나눔, 용인 봄꽃이랑 놀자!’라는 주제로 가족과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봄꽃 5감 만족 콘텐츠’로 선보여 ‘용인=즐거움’이라는 이미지를 높였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과 지역 생산업체들의 참여로 열린 먹거리 장터, 농·특산물 전시·판매, 기업체 전시·판매 등으로 1억9578만원의 수익을 올려 주민 소득 창출에도 기여했다는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입장객수도 지난해에 비하면 3% 가량 늘었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개막행사에 참석을 했었고, 축제 기간 중에도 다시 한 번 방문했다. 용인시민들은 무료입장이기에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벌써 여섯 번째인 봄꽃 축제를 보면서 드는 마음은 안타까움 뿐이다. 13만 명을 넘는 관람객들이 과연 이 축제를 통해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그들이 남기고 간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봄만 되면 전국에서 꽃을 테마로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개나리를 시작으로 벚꽃, 철쭉, 산수유 등의 다양한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용인시에서도 봄꽃 축제이외에 한택식물원의 봄꽃 페스티벌과 국화단풍축제, 에버랜드의 튤립축제와 장미축제 등이 해마다 개최된다.

물론 한택식물원은 재단법인이고, 에버랜드는 사기업이지만 축제의 수준은 상위권이다. 하지만 용인시의 봄꽃 축제는 색깔이 없다. 그야말로 행사 주제만 화려한 수사가 남발할 뿐 정작 봄꽃은 볼게 없다.

5월초에는 용인뿐만 아니라 전국의 산야가 꽃 천지다. 그럼에도 용인에서 열리는 봄꽃 축제는 인공적인 느낌만 줄 뿐 전혀 특색이 없어 보인다.

그럴 바엔 처인구 남사면 화훼단지 일대에서 화훼 농가를 전폭 지원하는 꽃 축제를 하는 것이 낫다. 행사비의 대다수가 개막식과 홍보에 쓰이는 것을 보면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용인시에는 정말 훌륭한 자원이 많다. 수차례 지적을 했듯이 정말 특색 있는 꽃축제를 하고 싶다면 한택식물원과 연계한 야생화 축제를 해야 한다.

총 20만평에 970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 식물자원의 보고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우리 야생화와 세계 각국의 희귀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 어디에 또 있단 말인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속에서 계절에 따라 식물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 한택식물원이다.

용인농촌테마파크는 처음 의도대로 농촌을 주제로 삼아야 한다. 용인시는 수년 전 ‘용인농촌테마파크 광역화 및 장기계획수립을 위한 학술용역’까지 실행했다. 그리고 공원권역, 수변권역, 농지권역, 주거권역의 4권역별로 공간 계획을 세웠고, 이곳에서 꽃, 축제, 휴양, 농거래 직판장 등이 들어설 수 있는 노동교류의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자고로 축제란 참가자수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경제적 가치에 있다. 이미 정부의 공식지원까지 받아가면서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수많은 지자체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해당 지역의 자원을 이용한 특색 있는 축제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갈증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보자. 용인시에도 충분한 자원이 있기에 가능하다. 이제라도 축제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공한 지자체들을 타산지석 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