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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금와파파와 경청 그리고 천기누설


자식 앞세운 부모 흉사가 제일이고, 시어미보다 며느리가 먼저 집을 나간 흉사가 그 두 번째요, 형제간에 재산 송사가 말째다.

범부 가정은 이중 하나만 당해도 쑥밭이 된다. 그런데 이 흉사가 모두 해당되는 집이 있으니 삼성그룹 오너 이건희 회장의 경우다. 과년한 딸의 죽음, 자부의 이혼, 노년 형제간 송사, 나름 곡절 유하나 애사(哀史)가 분명하다.

앞에 오는 범은 속여도 뒤따라오는 팔자는 못 속인다더니 영락 그 꼴이다. 아마도 그의 체상(體相)인 연고라. 죽림의 현인은 그의 상을 일러 금와파파(金蛙派派)상이라고 했다. 금개구리가 물결을 가르며 유영(遊泳)하는 상이다. 얼굴은 와상, 등은 거북이, 눈은 부엉이. 결코 흔치 않은 상이다.

귀한 상임에도 노년의 악재가 겹치는 것은 지나치게 큰 키(?)와 잃어버린 웃음이 무관치 않다. 이런 상은 키가 작으면서 입 언저리엔 미소가 머물러 있어야 한다. 흔한 말로 오척 단구가 그것이다. 오척 단구란 몸에 꼭 필요한 것만 있는 신(神)이 내린 체구(體軀)다.

중국의 등소평, 한글학자 일석 이희승 박사, 목회자 쉐마크리닉 현용수 박사, 새에덴 교회 소강석 목사가 이에 해당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항상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는 것. 미소는 남에게 몸이 줄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다.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은 5세 때 서당에서 천자문을 읽고 지우학(志于學)의 나이 15세 이전에 논어 맹자를 뗀다. 논어 맹자로 내공을 쌓은 호암은 수양의 지고지순의 경지인 경청(傾聽)에 이른다. 훗날 셋째 아들에게 두 개의 선물을 준다. 삼성그룹의 오너와 경청이 그것이다. 경청은 뼈를 깎는 자기 수양을 요한다. 수양 없는 경청은 화가 복을 눌러 심신이 고되다.

오늘날 삼성가(家)의 형제간 돈 송사가 그 예다. 돈을 나타내는 전(錢)을 파자하면 커다란 쇠뭉치 옆에 창이 위아래로 겹쳐있다. 풀어보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돈이란 것은 잘못 다루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금개구리가 커다란 쇠뭉치를 달고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만큼 그의 삶이 힘겨웠다는 얘기다.

논어를 읽은 호암이 이를 모를 리 없을 텐데 어째서 첫째를 제쳐두고 셋째 아들에게 두 개의 선물을 주었을까? 셋째에게서 태종 이방원이 보았다는 천기를 본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에게 천기를 누설 시킨 것은 아닐까? 천기누설의 죄? 가 결코 녹녹치 않은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