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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김학규 시장의 ‘발탁 인사’에 대한 기대


김학규 시장이 취임 2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용인시가 당면한 주요 현안에 대해 소신껏, 그리고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중 기자가 방점을 찍고 싶은 분야는 인사 분야였다.

김 시장은 “연공서열보다는 능력위주의 발탁 인사를 단행 하겠다”고 강조했다. 파격적인 인사 정책을 예고한 것이다. 급격한 개발과 인구증가로 행정조직이 커지면서 공직사회는 승진 기회가 많아서 좋았지만, 그만큼 조기 등판에 따른 자격논란 등 폐해도 적지 않았다.

김 시장이 발탁 인사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은 일종의 경고성 발언으로 분석된다.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퇴출감이라는 무언의 압력인 셈이다. 공직내부에서조차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여론이 심각할 정도다.

바꿔 말해 김 시장의 인사 정책이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김 시장의 주장대로 2급인 부시장과 4급인 서기관(국장) 사이 3급 공무원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중앙부처의 지배 그늘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진정한 지방자치가 완성된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도 인사가 잘 되었을 때의 말이다. 정부든 기업이든 인사가 만사다. 그래서 김 시장이 예고한 발탁 인사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발탁 인사는 동기나 선배보다도 빠르게 승승장구하는 경우를 말한다. 샐러리맨들에게는 선망과 질시의 대상이기도 하고, 직장인들의 가시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업계에서는 2000년 초 발탁 승진이 유행처럼 번졌을 뿐, 지속되진 못했다. 그만큼 신중하고 용의주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발탁 인사다.

기업에서는 발탁 인사가 가족 경영이나 창업가가 오너일 때 가족 성원이나 후계자에 대해 활용된다. 또 급진적인 조직 개혁이나 회생의 상황에서 대수술이 필요할 경우에 쓰인다. 정상적으로 승진할 예비 대상자 풀(Pool)이 적거나 마땅치 않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폐해도 적지 않다. 조직의 안정성과 리더십의 연속성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후배가 선배보다 3~5년 먼저 승진한다면, 조직사회 분위기는 험악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발탁된 인재는 경영진 또는 단체장이 바뀔 경우 가장 먼저 하차 대상자가 된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 수준의 현실이다. 그만큼 철저한 검증 없이 실적 위주의 발탁 승진 인사를 할 경우 성공 확률이 적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발탁 인사가 성공하려면 공직사회 내부(조직문화)의 풍토가 수용하는 분위기여야 한다. 자칫 동료 선후배들이 소외시켜 발탁 대상자를 고립무원으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전에 충분한 공감과 충격을 완화할 버퍼 존(buffer zone)이 필요한 셈이다. 또한 발탁 승진의 비율, 대상자의 자격요건, 가능성(잠재력) 등을 확인하는 엄정한 과정이 있어야 한다. 발탁 대상자에 대해서도 신속한 교육과 기대 수준, 필요 역량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용인시의 인재풀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인사가 만사임에 틀림없다. 민선 시장의 유일한 권력이라면 공무원 인사권이다. 그런데 공직사회 기강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는 공직사회 인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는 말이다. 적재적소에서 꼭 필요한 인물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일하지 않는 자는 징계를 맞을 일도 없다. 오로지 승진만 노리며 무위도식하는 공무원들이 많다는 뜻이다. 발탁인사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업무평가부터 철저하고 과감하게 선행되어야 한다.